![스낵, 초콜릿, 포장식품부터 디저트, 지역 특산품, 건강기능식품까지 폭넓게 선보이는 큐레이션 공간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TASTE of SHINSEGAE)’ 전경. [출처=전제형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1174_686913_423.jpg)
“외국인 관광객들이 여기서 다 서서 사진을 찍고 있어요. 패키지도 너무 예쁘고, 진열 방식도 마치 박람회 같아서 그냥 지나치기 힘들죠.”
지난 18일 찾은 신세계면세점(신세계디에프) 명동점 11층은 ‘K-컬처 하우스’로 새롭게 태어난 모습이었다. 한국 식품과 패션, 전통, 감성 브랜드를 총망라해 한층 진화한 K-콘텐츠 경험 공간으로 재탄생한 것이다.
지난 1년간 바이어들이 국내외 박람회와 시장 조사를 통해 발굴한 100여개의 브랜드가 대거 입점했으며, 이 중 20여개는 오직 신세계면세점에서만 만날 수 있는 단독 브랜드다. 특히 식품 카테고리의 경우 전년 대비 상반기 매출이 40% 증가하며, 시장 확장성에 대한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번 리뉴얼은 단순한 공간 변경이 아니라 면세 유통 채널의 역할을 ‘문화와 경험의 거점’으로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관광객들에게는 한류의 감성을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국내 중소 브랜드에는 해외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해주는 이중 구조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번 리뉴얼에서 K-푸드를 핵심 콘텐츠로 전면에 내세웠다. ‘테이스트 오브 신세계(TASTE of SHINSEGAE)’로 명명된 해당 공간은 ‘팝업존’ ‘디저트존’ ‘건강기능식품존’ ‘신세계푸드마켓존’ 등으로 구성됐으며, 단순 판매를 넘어 체험과 시식이 가능한 팝업 형태로 운영된다.
일례로 유명 여성 운동 크리에이터 심으뜸과 협업한 저당 단백질 간식 브랜드 ‘비브리브(VIVLIV)’와 저자극 저염 고추장을 선보이는 ‘쎄콩데(SE CON DAIRE)’ 등은 입점 반응에 따라 정식 매장 전환이 예정된 상태다.
또 오랜 전통을 지닌 약과 브랜드 ‘만나당’, 한복 문양을 입힌 비건 쿠키 ‘그래인스(GRAINS) 쿠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 난 ‘케이첩’ ‘슈퍼말차’ ‘타이거모닝’ 등은 전통성과 현대적 감각을 모두 살려 외국인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들 제품은 기프트 박스나 전통소품과 함께 큐레이션 돼 ‘한국의 맛’을 선물로 간직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국내에서 ‘핫’한 브랜드로 떠오른 ‘만나당’의 약과 제품들이 매대에 진열돼 있다. [출처=전제형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1174_686914_4318.jpg)
특히 냉장고 쇼케이스를 도입해 신선 식품 보관과 시식 체험을 가능케 한 점도 이목을 끈다. 면세점 내 냉장 진열은 이례적으로, 면세점이라는 특수 공간에서 냉장 시스템을 활용한 것은 K-푸드 확장 가능성을 실험하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신세계디에프 측은 향후 시즌별로 팝업존을 순환 운영하며, 지역별 특산식품과 SNS 인기 디저트를 테스트 입점시키는 ‘반응형 입점 전략’을 본격화한다는 방침이다.
11층은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K-패션·K-컬처·K-라이프스타일이 집결된 복합 체험형 콘텐츠존으로 구성됐다. 인기 캐릭터 및 콘텐츠와 협업한 상품은 물론, 단독 입점 브랜드도 눈에 띈다.
87MM의 창립 멤버인 김원중과 박지운이 론칭한 패션 브랜드 MMLG는 이번 리뉴얼을 통해 면세 단독 매장으로 입점했고, 방탄소년단(BTS)의 공식 굿즈를 선보이는 하이브 협업 부스도 확대됐다. 특히 BTS 멤버별 활동 시기별 테마 부스를 선보이며, 글로벌 팬들의 수요를 반영했다.
이외에도 게스(GUESS), 내셔널지오그래픽, 아크메드라비 등 글로벌 스트리트 브랜드가 새롭게 입점하거나 리뉴얼됐고, 기존 명동점 9층 패션관과의 연계를 통해 쇼핑 동선에 시너지를 주도록 구성됐다.
신세계디에프 관계자는 “(SPACE of BTS의 경우) 하루 200여 명이 몰릴 정도로 반응이 뜨거워 기존 8층 부스를 11층으로 확장 이전했다”며 “K-패션과 푸드, 컬처를 한 자리에서 체험할 수 있는 K-컬처 허브로의 포지셔닝을 강화했다”고 말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최근 몇 년간 식품, 주류, 뷰티 등 실물 카테고리를 중심으로 리뉴얼을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인천공항 면세점에서의 K-푸드 인기와 성장세를 바탕으로, 명동점 11층 리뉴얼은 보다 공격적인 매장 전략으로 진행됐다.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제품들은 단순히 구매용을 넘어 사진 찍고 SNS에 올리기 좋은 패키지 디자인까지 고려한 것이 특징이다. ‘먹는 것도 콘텐츠’라는 인식이 강해지는 소비자 트렌드를 반영한 전략이다.
![한 병에 수백에서 수천만원대를 호가하는 고연산 위스키 등이 주류 코너에 전시돼 있는 모습. [출처=전제형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1174_686915_446.jpg)
신세계디에프 측은 Z세대, 밀레니얼뿐 아니라 중장년층 중국인 관광객도 고연산 주류, 시가존에 큰 관심을 보이며, 이에 웰니스·레어템·프리미엄 수요까지 아우를 수 있는 맞춤형 콘텐츠를 준비했다고 밝혔다.
주류 코너에서는 고연산 위스키와 함께 하바노스(HABANOS), 다비도프(DAVIDOFF) 등의 프리미엄 시가 브랜드가 새롭게 구성된 시가존을 통해 니치 마켓을 겨냥하고 있다. 중국 전용 담배 브랜드 확대 역시 관광객 맞춤 전략의 일환이다.
신세계면세점의 이번 11층 리뉴얼은 단순한 상품 입점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단독 브랜드 확보, 팝업 유통 테스트, 체험형 공간 구성, 전통과 트렌드를 잇는 큐레이션이라는 측면에서 ‘K-컬처 리테일’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는 평가다.
신세계면세점은 이번 명동점 11층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향후 인천공항점이나 해외 직구 플랫폼 등으로 콘텐츠 확장을 모색할 예정이다. 더불어 콜라보 굿즈·시즈널 브랜드·라이선스 콘텐츠 등을 테스트한 뒤 ‘K-콘텐츠 중심 리테일’ 전략을 고도화할 계획이다.
채정원 신세계디에프 MD(상품 기획)담당 상무는 “MD 전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빠른 속도와 트렌드 대응 역량”이라며 “성수동과 홍대 등 서울 주요 상권의 최신 감성과 고객 피드백을 면밀히 분석해 명동점에 집약했고, 고객이 한국을 대표하는 트렌디한 브랜드와 제품을 편리하게 만나볼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앞으로도 K-콘텐츠 중심의 상품 개발과 매장 운영을 강화해 면세 쇼핑의 매력을 알리고, 브랜드와 상생할 수 있는 혁신을 이어가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