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마의 스마트 글라스. [출처=샤오미]
샤오마의 스마트 글라스. [출처=샤오미]

다가오는 로봇 시대, ‘스마트 글라스’가 단순한 하나의 디바이스를 넘어 실세계 데이터를 획득하는 하나의 창구 역할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노동자가 착용해 산업용 데이터를 빠르게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산업 현장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보급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23일 IT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에디 쉬(Eddy Xu)는 최근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깜짝 놀랄 만한 영상 하나를 올렸다. 해당 영상은 중국의 노동자에게 스마트 글라스 1만개를 씌운 후 5840만 시간의 현실세계 데이터를 확보했다는 내용이다.

고등학교를 자퇴하고 스마트 글라스 사업에 뛰어든 에디 쉬는 세계 최대 규모의 1인칭 시점 영상 데이터셋을 확보하기 위해 중국에서 AI(인공지능) 스마트 글라스를 제조했다. 이후 해당 제품을 공장 노동자에게 착용시켜 막대한 양의 영상 데이터를 만들어 냈다.

에디 쉬가 자신의 SNS에서 스마트 글라스를 통한 데이터 획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에디 쉬 X 캡처]
에디 쉬가 자신의 SNS에서 스마트 글라스를 통한 데이터 획득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에디 쉬 X 캡처]

에디 쉬는 “이 데이터는 물리 법칙과 사회적 맥락을 모두 이해하는 월드 모델과 휴머노이드 로봇의 등장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AI 모델의 가장 큰 문제점은 데이터 부족으로 꼽힌다. AI가 LLM(거대언어모델)에서 VLA(시각·언어·행동 모델)로 진화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텍스트 기반의 LLM은 영상과 음성 데이터로 이뤄진 현실세계에서 많은 제약이 따른다.

업계는 이 같은 문제를 극복하고자 시각 데이터를 입력한 후 실제 행동까지 이어질 수 있는 VLA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현실세계 시각 데이터 획득이 쉽지 않은 만큼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텍스트의 경우 다양한 문헌이 인터넷 상에 존재하지만, 사람의 업무 행동에 대한 영상 데이터는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드라마와 영화 등 많은 영상이 있지만, 설거지 등 가사 업무나 공장에서 용접을 하는 등과 같은 업무 영상은 적은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스마트 글라스가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공장 노동자들이 스마트 글라스를 쓰고 일할 경우 자연스럽게 업무 데이터가 쌓일 것이기 때문이다.

중국의 노동자가 스마트 글라스를 착용한 후 자신의 업무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해당 데이터는 로봇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출처=에디 쉬 X 캡처]
중국의 노동자가 스마트 글라스를 착용한 후 자신의 업무 영상을 촬영하고 있다. 해당 데이터는 로봇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출처=에디 쉬 X 캡처]

중국의 경우 저렴한 스마트 글라스가 쏟아져 나오고 있어 더욱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은 현재 로키드, 샤오미, 화웨이 등 수많은 기업들이 스마트 글라스 시장에 뛰어들어 가격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샤오미는 지난달 ‘샤오미 AI 글라스’를 공개했다. 1인칭 시점 영상을 촬영하고 음성 질의에 응답할 수 있는 이 안경은 가격이 불과 1999위안(약 38만5000원)밖에 안 한다.

샤오미 AI 글라스는 무게 40g에 블랙, 브라운, 그린 3개 색상으로 출시되며, 0.2초 만에 색상이 변하는 전기 변색 렌즈 기능도 탑재했다. 1200만 화소 초광각 카메라와 퀄컴의 AR1 칩을 탑재했고 배터리는 1번 충전으로 8.6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고 완전 충전에 45분이 걸린다.

로키드는 알리바바그룹의 전자상거래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를 통해 해외 시장까지 적극 공략하고 있다. 로키드는 지난 6월 여름 세일 기간 동안 AR 스페이셜 안경을 650달러에서 약 100달러 할인된 568달러에 한정 판매했다. 이 제품은 3개의 데스크톱을 나란히 볼 수 있으며, 300인치 화면과 유사한 경험을 제공하는 '시네마 모드'를 지원한다.

현재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메타의 보급형 스마트 글라스 ‘레이벤’의 가격이 299달러(약 41만2000원)부터 시작하고, 올해 연말 나올 것으로 예정된 고급형 제품이 최대 1300~1400달러 수준인 것으로 알려진 것과 비교하면 다소 저렴한 수준이다.

저렴한 스마트 글라스를 중심으로 중국이 데이터 확보에 앞서며 로봇 시대에 미국을 추월할지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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