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 청사 공사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연방준비제도 청사 공사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로이터=연합]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른 국가들도 일본처럼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하면, 미국이 부과한 관세를 낮춰줄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동맹 관계나 다자 무역 질서보다 미국의 직접적인 경제 이익을 우선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거래' 중심적 무역관을 명확히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의 연방준비제도(연준) 청사 공사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다른 나라도 돈을 내고 관세를 낮출 수 있느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렇다. 나는 다른 나라도 돈을 내고 관세를 낮추는 것(buy it down)을 허용하겠다"고 답했다.

이 발언은 최근 타결된 미일 무역 합의에서 일본이 약속한 5500억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투자가 단순 대출이 아닌, 계약 체결 시 선지급하는 '사이닝 보너스(signing bonus)'라고 규정하며 일본이 이미 선불로 낸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은 우리에게 5500억달러를 줬고, 우리는 관세를 약간 낮췄다"며 "일본은 기본적으로 (투자를 통해) 관세 인하를 구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일본의 시장 개방 가치까지 더해 관세율을 15%로 낮춰줬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투자-관세 연계' 원칙이 다른 나라에도 적용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럽연합(EU) 또한 협상이 꽤 잘 되고 있다"며 "모두 매우 큰 거래들이며, 우리나라는 엄청난 돈을 벌 것"이라고 말해 향후 무역 협상에서도 비슷한 요구를 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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