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항공 B737-8 항공기 [출처=제주항공]
재주항공 B737-8 항공기 [출처=제주항공]

애경그룹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한 가운데 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가 보유 중인 제주항공 지분 대부분을 주식담보대출에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제주항공 주가가 담보 유지 기준선을 밑돌면서 반대매매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AK홀딩스는 제주항공 보유 지분 4323만6018주 가운데 약 4168만주(96.4%)를 담보로 제공한 상태다. 사실상 지분 대부분이 대출 담보로 묶인 셈이다.

AK홀딩스는 올해들어 만기 도래한 주식담보대출을 차환하거나 담보 규모를 늘리는 방식으로 유동성을 확보해왔다. 지난달 말에는 우리투자증권과의 담보 대출 580만주에 대해 특수목적법인(SPC) ‘위비에이케이제일차’를 통해 동일 규모로 차환을 진행했다.

이달에는 하나은행·농협은행과의 담보대출 만기를 각각 1년 연장했다. 농협은행에 제공한 담보 주식도 420만주에서 580만주로 확대했다. AK홀딩스가 현재까지 주식담보대출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총 2525억원에 이른다.

문제는 제주항공 주가가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주식담보대출에는 일정 수준의 담보 유지 비율이 설정돼 있다. 주가가 기준 아래로 하락하면 추가 증거금 납입이나 반대매매가 발생할 수 있다. 실제 제주항공 주가는 1년 전 1만1000원대에서 최근 항공기 사고 등의 영향으로 급락해 현재는 6910원 수준까지 떨어졌다.

특히 일부 담보대출 계약은 현재 주가로는 담보 유지 비율을 충족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컨대 AK홀딩스가 KB증권을 통해 약 780만주를 담보로 500억원을 조달한 건은 주가가 1만1540원 이상을 유지해야 담보 비율을 맞출 수 있다.

AK홀딩스의 재무 건전성도 악화 추세다.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328.7%에서 올해 1분기 359.4%로 상승했다.

애경그룹은 지주사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보유 자산 매각에 나선 상태다. 현재 애경산업과 중부컨트리클럽(CC)의 매각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 약 8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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