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2052_687946_1540.jpeg)
이재명 대통령의 '이자놀이' 지적 이후 은행권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주택담보대출 위주의 기존 영업 방식에서 벗어나 기업금융 확대와 수익 다각화를 통해 생산적 투자로의 체질 전환을 본격화하고 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지난 24일 기준 664조7301억원으로, 지난해 말 대비 2조5000억원(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반면 같은 기간 주택담보대출은 578조4635억원에서 602조4818억원으로 24조원 넘게 증가해 증가율이 4.2%에 달했다. 이는 중기대출 증가폭의 10배 수준이다.
이 같은 격차는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5월 말 기준 연체율에서도 확인된다. 중소기업대출 연체율은 0.95%로, 주담대 연체율(0.32%)의 3배에 달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24일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손쉬운 주담대 같은 이자놀이에 매달릴 게 아니라 투자 확대에도 신경 써달라"며 은행권에 강도 높은 메시지를 던졌다.
이에 따라 은행들도 기업대출의 자본 규제상 가계대출보다 비용 부담이 크고 수익성 관리에 어려움이 있지만 기존 가계대출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기업금융 강화에 동의하는 분위기로 알려졌다.
주요 은행들은 기업금융을 핵심 사업으로 재정립하는 동시에 수익성과 자본 건전성 확보를 병행하는 전략을 내놓고 있다. KB국민은행은 국가 전략산업 관련 기업에 대출 공급을 확대하고, 공공기관·지자체와 연계해 소상공인 지원도 늘릴 방침이다. 신한은행은 수익을 일부 포기하면서도 발전 가능성이 높은 기업에 대한 자금 지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하반기 소호대출과 기업대출 특판 한도를 증액하고 금리 혜택을 강화한다. 또 중소·벤처기업 대출을 확대하고, 비이자이익 부문 성장동력 발굴과 글로벌 진출 확대를 병행 추진한다. 우리은행은 공급망금융 플랫폼인 '원비즈플라자' 회원사를 10만곳까지 확대하고, 기업 데이터 플랫폼 활성화에 나서고 있다. 연간 15조원 규모의 기업대출 금리우대 정책도 지속 추진 중이다.
NH농협은행은 신용보증재단 등과 연계해 4조5000억원 규모의 금융지원을 통해 지역경제와 중소기업을 돕는다. 특히 LIG넥스원의 기술개발 및 해외 진출 지원을 통해 방위산업 육성에도 힘을 보탤 계획이다.
한편, 금융위원회는 오는 28일 권대영 부위원장 주재로 은행연합회, 생명보험협회, 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금융투자협회 등 주요 금융 업권 협회장들과 긴급 간담회를 개최한다. 이 자리에서는 이 대통령이 언급했던 대로 예대마진 중심의 전통적 영업모델을 벗어나 미래 산업, 벤처, 자본시장 등 생산적 부문에 자금을 배분해야 한다는 점을 강하게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간담회를 계기로 은행권의 기업금융 확대는 단기적 대응을 넘어 중장기적 구조 개편에도 속도가 붙을 가능성이 있다. 은행들이 실물경제 지원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다하면서도, 미래 수익 기반 다변화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 마련에 분주해질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