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호관세 유예 기한 임박…EU-미국 무역협정 타결 속 '묘수 찾기'
![대통령실은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기한을 나흘 앞둔 28일, 한미 관세 협상 상황을 집중 점검하며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가운데).[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2152_688074_3012.jpg)
[세종=김지성 기자] "한미양측은 조선, 반도체를 비롯한 전략 제조업 분야에서 상호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하고, 앞으로 그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8월 1일 이전 상호 호혜적 타결방안 도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대통령실은 미국의 상호관세 유예 기한을 나흘 앞둔 28일, 한미 관세 협상 상황을 집중 점검하며 막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EU)과 미국 간의 무역협정 타결 소식이 전해지면서, 우리 정부의 협상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U와 미국은 협상 종료를 닷새 앞두고 EU산 상품에 15%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협정을 전격 타결했다.
협정에는 일부 전략 품목에 대한 상호 무관세 조항이 포함됐으며, EU는 미국산 에너지 및 군사장비의 대규모 구매를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EU는 연간 2500억 달러, 향후 3년간 총 75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에너지를 구매할 계획이다.
정부는 일본과 EU의 경우처럼 대미 관세 협상을 위해서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에 대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국가 예산의 몇 배를 미국에 투자하는 제안이 국익의 관점에서 반드시 이익이 되지 않을 수 있어서다.
이 때문에 우리 정부는 통상·안보 패키지 딜을 통해 통상 압력을 완화하는 전략을 우선으로 협상을 모색하고 있다. 조선 협력을 지렛대로 활용하거나, 농산물 등 우리 측이 제시할 수 있는 카드들을 검토하는 방식이다.
긍정적인 신호도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지난 25일(현지시간)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의 회담에서 "조선 분야에 대한 미국의 높은 관심을 확인했다"고 밝히며, 양국 간 조선 협력을 매개로 협상 진전 가능성을 시사했다. 정부는 한국 조선사들의 미국 현지 대규모 투자와 금융 지원을 포함하는 패키지 형태의 제안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수십조 원 규모의 구체적인 투자 금액을 미국 측에 제시했으며, 한국수출입은행과 무역보험공사 등 공적 금융기관의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 장관은 러트닉 장관에게 조선 협력 방안을 직접 설명했고, 러트닉 장관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한국 조선업은 미국의 전략 경쟁국인 중국과 세계 시장을 양분하는 핵심 산업이다. 미국이 조선업 재건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한국의 협력 제안은 협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한미양측은 조선, 반도체를 비롯한 전략 제조업 분야에서 상호 협력의 중요성을 재차 확인하고, 앞으로 그 협력 방안을 구체화하기로 했다. 8월 1일 이전 상호 호혜적 타결방안 도출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했다."고 말했다.[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2152_688069_2215.jpg)
한편, 강유정 대변인은 강훈식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구윤철 경제부총리, 윤창렬 국무조정실장, 문신학 산업부 차관 등이 참석한 지난 통상정책회의에서, 미국 현지 우리 대표단의 협상 결과를 보고받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우리 측은 양국 간 제조업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자동차 등 품목별 관세 및 상호관세 완화를 미국 측에 강력히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산업부 장관과 통상교섭본부장은 미국에 계속 체류하며 제이미슨 그리어 美 무역대표부 대표와 러트닉 상무장관과 추가 협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강 대변인은 "현지 협상단과 긴밀히 협의하여 국익 최우선의 원칙 아래 한미 간 상호 이익이 될 수 있는 협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