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오션 거제 옥포조선소. [출처=한화오션 ]
한화오션 거제 옥포조선소. [출처=한화오션 ]

조선업계가 여름휴가 이후 파업 기로에 섰다. 한화오션은 임금협상을 타결했지만, HD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주요 조선사는 임단협을 마무리하지 못한 채 여름휴가에 들어갔다. 업계는 휴가 직후 1~2주를 파업 여부를 가를 분수령으로 보고 있다.

동시에 '노란봉투법' 개정안이 국회 처리를 앞두고 있다. 이 법안은 원청이 실질적 지배력을 가질 경우 하청노조와의 교섭 책임을 인정하고, 파업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단계 하도급 구조가 일반화된 조선업계에 직접적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18일 △기본급 13만3000원 인상(호봉승급분 포함) △격려금 520만원 △특별 인센티브 약정임금 100% 지급 등을 포함한 잠정합의안을 도출했지만, 22일 조합원 투표에서 63.8% 반대로 부결됐다. 협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고, 관련 계열사들도 교섭을 미룬 채 상황을 주시 중이다.

조선노연 소속 노조들은 이미 파업권을 확보했거나 확보 중이다. 조선노연은 앞서 이달 18일 총파업을 예고한 뒤 HD현대 조선 3사와 한화오션 등이 참여해 부분파업을 단행했다.

노조 측은 조선업이 사상 최대 실적을 내는 상황에서 사측이 고용안정과 성과 분배에 소극적이라며 불만을 키우고 있다. 반면 사측은 글로벌 경기 위축, LNG선 발주 감소 등 수주 감소세에 대한 경계심이 커진 상태다. 실제 올해 1분기 조선 3사의 수주량은 전년 대비 30% 이상 줄었다.

한화오션은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 속에 2025년 임금협상을 타결했다. 노사는 △기본급 12만3262원 인상(승급·승격분 포함) △일시금 520만원 지급 △가족수당·현장수당 인상 △직무환경수당 신설 등을 골자로 한 협상안을 마련했고, 조합원 투표에서 61.7% 찬성으로 가결됐다.

한편,더불어민주당과 정부는 '노란봉투법'(노조법 2·3조 개정안)에 대해 7월 임시국회 내 처리를 추진을 서두르고 있다. 개정안은 사용자 정의 확대, 교섭권 보장, 손배 청구 제한 등을 포함하고 있다.

업계는 법안이 통과되면 수백 개 하청업체와 개별 교섭을 해야 하는 부담과 함께 소송 증가, 법적 해석 분쟁, 형사처벌 가능성 등 리스크가 급증할 것으로 우려한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국내 대형조선 3사의 간접고용 비중은 평균 63%에 달한다.

노조는 반대로 원청의 책임 강화를 통해 실질적인 교섭 권한과 쟁의행위 보호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대법원도 일부 사례에서 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면서 교섭구조 변화 요구가 힘을 얻고 있다.

노사 모두 여름휴가 이후를 협상 재개 시점으로 삼고 있지만, 노란봉투법이라는 구조적 변수까지 겹치며 교섭 전망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업계는 이번 임단협과 법 개정이 조선업 노사관계의 큰 전환점이 될 수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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