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28일 열린 '금융투자업권 ISA투자 연계 자립준비청년 후원사업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 최수진 기자]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이 28일 열린 '금융투자업권 ISA투자 연계 자립준비청년 후원사업 발대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출처= 최수진 기자]

금융투자업계가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활용해 국내 최초 투자형 후원 모델을 선보였다. 보호 종료 청년들의 자산 형성과 경제적 자립을 ‘재테크 만능통장’으로 중장기 자산 형성의 대표 수단으로 떠오른 ISA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으나, 동시에 미성년을 대상으로 한 주니어 ISA 제도의 도입 필요성도 대두되고 있다.

28일 서울 여의도 금융투자센터에서 금융투자협회는 11개 증권사와 ‘ISA 연계 자립준비청년 후원사업’을 공식 출범했다.

이 사업은 양육시설, 공동생활가정, 가정위탁 등의 보호가 종료된 19세 이상 24세 이하 청년 72명을 1차 지원 대상자로 선정해, 3년간 총 8억원 규모의 적립금을 ISA 계좌에 지원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다올투자증권, 메리츠증권, 신한투자증권, 유안타증권, 키움증권, 하나증권, 현대차증권, DB증권, IBK투자증권, KB증권, NH투자증권이 후원사로 참여한다. 청년들은 본인 명의로 개설된 ISA 계좌를 직접 운용하며 자산을 설계하고 투자 역령을 쌓게 된다.

단순한 금전적 후원에 그치지 않고 금융교육 콘텐츠, 멘토링, 인턴십 연계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청년의 실질적인 자립 역량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는 점이다. 금융투자업계는 매년 동일 규모 이상의 신규 청년을 선발하고, 참여 증권사 수도 점진적으로 늘려 사업규모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장은 이날 “3년 후 단지 자립을 위한 기초자산을 마련하는 것을 넘어서 청년 여러분 각자가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는 금융기관 자립 역량을 갖추게 될 것”이라며 “청년 여러분 여러분의 이름으로 개설된 ISA계좌는 단순한 금융계좌가 아니라 할 수 있다는 믿음의 시작이고, 내년부터 업계 전체로 후원 범위를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후원사로 참여한 한 증권사 CEO는 “ISA를 기반으로 한 이 모델이 자본시장의 대표적인 사회공헌 사례로 정착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ISA 활용 사회공헌 사업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지만 동시에 구조적인 한계도 부각되고 있다. 바로 현행 ISA 가입 가능 연령이 만 19세 이상으로 제한돼 있어, 정작 보호시설에 있는 19세 미만 아동과 청소년은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ISA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하나의 계좌에서 운용하면서 절세 혜택까지 누릴 수 있는 통합자산관리 계좌다. 계좌 내 금융상품 간 이익과 손실을 통산한 뒤 순이익 기준으로 일반형 최대 200만원(서민형 400만원)까지 비과세 혜택이 주어지고, 초과분은 9.9%의 분리과세율이 적용된다. 비과세 한도도 확대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어 ISA가 국민들의 주요 투자계좌로 자리 잡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2월 말 기준 ISA 가입자 수는 600만명을 넘어섰고, 가입금액도 36조5000억원을 상회하는 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20·30세대 가입자 비중이 투자중개형 ISA 도입 후 2020년 말 32.8%에서 40.1%로 증가하는 등 젊은 세대의 관심이 높게 나타나고 있다.

미성년자도 ISA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면 투자 경험을 일찍부터 쌓고 장기 자산 형성이라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자연스럽게 부동산에 집중돼 있던 금융자산도 자본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주니어 ISA’ 도입 논의로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있다. 이미 일본과 영국 등에서는 만 18세 이하 미성년자를 대상으로 한 주니어 ISA 또는 유사 계좌 제도를 통해 장기 자산형성의 기반을 마련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청년층을 넘어 아동·청소년의 조기 금융교육과 자산관리 역량 배양이 중요한 과제로 떠오르면서, 주니어 ISA 도입을 위한 정책적 논의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특히 보호종료 전 단계에 있는 아동·청소년이야말로 가장 먼저 자립 준비가 필요한 계층이라는 점에서 제도 사각지대 해소가 요구된다.

ISA 후원사업이 첫 발을 뗀 상황에서 주니어 ISA 제도 도입까지 이루어진다면 전세대에 걸쳐 자본시장 참여가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 회장은 “ISA 가입연령 제한으로 19세 미만의 보호시설 아동·청소년에게는 혜택을 제공하지 못해 아쉽다”고 지적하며 제도적 보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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