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양재동 사옥 [출처=현대자동차·기아]](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2191_688117_182.jpg)
5월부터 부과된 미국의 25% 수입차 관세 영향으로 인한 현대자동차·기아의 타격은 1조6000억원에 달했다. 관세율이 유지된다고 가정하면, 양사는 매달 8000억원가량의 수익성 타격을 받게 된다.
이에 현대차·기아는 하반기부터 관세 리스크를 줄이기 위한 대응에 나선다. 인센티브 지출을 축소하고, 부품 현지화를 추진하는 등 수익성 방어에 나설 계획이다.
2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2분기 관세 효과로 인해 각각 8282억원, 7860억원의 영업이익 마이너스 효과가 발생했다. 5월부터 미국이 수입산 자동차에 25%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추가 지출이 발생한 것이다.
이에 따라 2분기 현대차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5.8% 감소한 3조6016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아는 무려 24.1% 줄어든 2조7648억원이었다.
미국산 수입차 관세가 예고되자 양사는 현지 생산 및 판매 체제로 재편하고 재고 소진을 통해 대응에 나섰다. 이에 현대차 미국공장은 5월부터 사실상 수출을 중단했다. 기아도 미국 공장에서 생산해 캐나다, 아중동으로 향하는 2만5000대분량을 제외한 생산분 대다수를 현지에서 판매했다.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현대차·기아는 관세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 양사의 미국 판매량이 현지 생산량을 웃돌기 때문이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량은 163만여대다. 반면 현대차 앨라배마 공장(HMMA)과 기아 조지아 공장(KMMG)의 연간 생산능력은 약 70만대로, 미국 판매량의 약 43%에 불과하다. 55~60%를 수입에 의존해야 하는 이유다.
기대할 만한 점은 연산 30만대 규모의 현대차·기아의 합작공장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가 가동을 시작했다는 부분이다. 그러나 현재 HMGMA는 아이오닉 5와 아이오닉 9 등 전기차만 생산할 수 있다. 하이브리드 생산을 위한 설비 작업이 끝나지 않아서다.
HMGMA의 하이브리드차 생산 시점은 오는 2026년 1분기가 유력하다. 혼류 생산 체제를 갖추더라도 하이브리드차를 얼마나 생산할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출처=현대자동차그룹]](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2191_688118_1933.jpg)
때문에 양사의 미국 자동차 관세 대응 방안에 관심이 쏠린다. 25% 관세가 유지된다고 가정하고 단순 환산하면 현대차·기아는 매달 4141억원, 3930억원을 관세 비용으로 추가 지출해야 한다.
현대차는 우선 인센티브 지출을 줄일 것으로 전망된다. 상반기 미국 자동차 시장은 관세 인상 전 자동차 제조사 간 경쟁이 심화하며 인센티브 지출이 늘었다. 이에 현대차 역시 인센티브를 활용, 전년 대비 판매량을 10% 늘리며 미국 점유율(M/S)을 확대했다. 다만, 하반기는 점유율을 늘리기보다는 현재 점유율을 유지하며 수익성을 챙기겠다고 밝혀 인센티브 축소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시장 동향을 살핀 뒤, 향후 가격 인상 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이와 함께 재료비 등 원가를 절감하고, 부품 소싱 변경을 통해 생산효율화에 나선다. 자동차 부품은 현지화해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부품 현지화를 통한 수익성 개선은 3분기 이후에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승조 현대차 재경본부장 부사장은 "가공비 측면과 생산효율성 향상을 통한 원가 절감은 가동한 지 20년이 된 HMMA의 노하우를 HMGMA에 수평 전개함으로써 3분기부터 효과가 나올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부품소싱변경은 단시간 내에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3분기부터 나오는 효과는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기아 역시 인센티브를 적극 축소한다. 이미 기아는 인센티브 지출을 500달러가량 낮췄다. 인센티브 100달러당 민감도가 약 1200억원임을 감안하면 연간 6000억원 정도의 효과가 발생하는데, 이같은 조치를 통해 수익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 인상을 검토하는 등 대응 전략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면서 미국 점유율 목표를 6%로 상향 조정했다. 최근 미국에서 인기를 얻고 있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동력 전달 방식)과 상반기 출시한 K4, 카니발 등을 적극 판매해 시장 입지를 다진다는 방침이다.
김승준 기아 재경본부장 전무는 "관세 정책에 관련해 기아 미국 조지아공장에서 생산하는 물량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미국 내 먼저 공급하는 전략으로 운용할 예정"이라면서 "관세는 기아만의 단독적인 이슈는 아니고 전 세계 모든 OEM이 공통적으로 당면한 사업 환경이라고 보여진다. 그렇기 때문에 외부 요인을 핑계 대지는 않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기아가 가지고 있던 기본적인 체력이나 이익 창출력 등을 더욱더 강화하는 기회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윤혁진, 박준형 SK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자동차 관세 25%가 2분기 실적에 미친 영향은 현대차 8282억원, 기아 7860억원이다. 하반기에 관세 영향이 확대(3분기 현대차 1조원, 기아 9000억)될 것"이라면서 "USMCA 부품관세 환급, 인센티브 절감, 원가절감과 부품 소싱 변경 등을 통해 20~30% 관세영향을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