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9일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관세 대응책의 구체적 로드맵을 공개했다. [출처=셀트리온 유튜브 캡쳐]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9일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관세 대응책의 구체적 로드맵을 공개했다. [출처=셀트리온 유튜브 캡쳐]

미국발(發) 의약품 관세 이슈가 글로벌 바이오 기업들의 불안 요소로 떠오른 가운데 셀트리온이 본격적인 ‘메이드 인 USA’ 전략으로 정면 돌파에 나섰다. 

셀트리온은 미국에 위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을 인수해 경제성과 사업성을 갖춘 최적의 시설을 확보, 최단기간 내 미국 관세 리스크를 완전히 해소하겠단 계획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29일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관세 대응책의 구체적 로드맵을 공개하며 “관세 리스크는 해소를 거의 완료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서 회장은 “미국 정부가 오는 8월 1일부로 관세 적용을 예고함에 따라 셀트리온 그룹이 오래전부터 준비한 대응책과, 이제는 구체화된 종합 전략을 말씀드릴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관세란 간단히 말해 미국 시장에 제품을 판매할 것인지 말 것인지의 판단에서 출발한다”라며 “만약 세금을 내고도 경쟁력이 있다면 그대로 수출하면 되고 그렇지 않다면 현지 생산, 즉 ‘메이드 인 USA’ 전략을 택해야 하며 이는 전적으로 기업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국가 간 협상이 진입 장벽을 낮출 수는 있지만 궁극적인 해답은 기업이 스스로 찾아야 한다”라며 “그간 어떤 기업이 얼마나 철저히 준비해왔는가에 따라 향후 여파는 달라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셀트리온은 현재 11개의 바이오시밀러 제품을 미국에 판매 중이며 2030년까지 22개, 2033년까지는 41개로 확대할 계획이다. 신약도 올해 4개, 내년 2개, 2027년 5개, 2028년 2개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셀트리온에게 미국은 필연적으로 판매해야 하는 핵심 시장이기 때문에 이를 위해 ‘메이드 인 USA’ 전략으로 현지 생산 전환을 추진하겠단 방침이다.

이를 위해 셀트리온은 미국에 위치한 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장 인수를 진행하고 있다. 셀트리온은 현재 입찰에서 글로벌 기업 두 곳을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면서 미국 내 생산거점 확보를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이 인수를 추진 중인 공장은 미공개 글로벌 의약품 기업이 보유한 대규모 원료의약품(이하 DS) cGMP 생산 시설로, 미국 내 주요 제약산업 클러스터에 위치하고 있다. 해당 시설은 수년간 항암제·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 주요한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해왔다.

해당 공장의 피인수 기업명을 포함한 관련 상세 내용은 양측간 협의에 따라 올해 10월 초순으로 예상되는 본계약 체결시까지 비공개 예정이다. 확정 실사(Due Diligence) 이후 공장 인수가 마무리되면 셀트리온은 미국 의약품 관세 리스크를 한꺼번에 해소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서 회장은 “관세 범위에 따라 인수 자금과 운영 자금까지 더해 투입되는 자금은 총 7000억원 규모로 예상한다”라며 “연내 인수 완료 목표”라고 말했다.

또 “인수 예정 공장에는 생산뿐만 아니라 개발 인력도 함께 포함됐으며 한국의 연구개발(R&D) 역량과 미국 내 연구기지를 연계하는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한국 주재원 파견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최종 인수 절차가 마무리될 경우 미국에서 판매 중인 주력 제품들을 현지에서 바로 생산할 수 있어 해당 제품들에 대한 의약품 관세를 완전히 회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해당 cGMP 시설의 50%는 CMO 계약을 통해 피인수 회사의 바이오의약품을 5년간 독점 생산할 수 있어 인수 후 바로 수익 창출이 가능하다.  잔여 50%에서는 미국 내 판매 중인 셀트리온의 주요 제품들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번 미국 생산 전환 결정은 단기 이익보다는 장기 안정성과 글로벌 시장 경쟁력 확보를 위한 ‘승부수’로 보인다. 미국 관세 불확실성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셀트리온은 업계에선 가장 먼저 해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다. 

서 회장은 “기업 경영에서 가장 해서는 안 될 일이 불확실성을 기다리는 것”이라며 “나쁜 상황을 기준선으로 삼고, 최대치를 고려해 대비하는 것이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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