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LG AI 토크 콘서트 2025에서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 연구원장이 발표를 하고있다. [출처=LG]](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2692_688696_3815.jpeg)
인공지능(AI) 시장의 '일강(一强)' 체제가 저물고 있다. 오픈AI의 챗GPT와 같은 단일 모델에 의존하는 시대가 끝나고, 한국과 중국의 다양한 AI 모델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여기에 기업들이 각자의 필요에 따라 여러 거대언어모델(LLM)을 조합해 사용하면서 ‘멀티 모델’ 전략이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
31일 IT 업계에 따르면 글로벌 AI 모델의 성능 격차가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현재 주요 AI 성능 평가에서 상위 그룹 간 점수 차이는 미미하다. 여기에 최근 한국·중국 업체들이 빠르게 뒤쫓으면서 AI 모델 시장은 현재 춘추전국시대다.
아티피셜 어낼리시스(Artificial Analysis)의 인텔리전스 지수(Intelligence Index)에 따르면 1위(그록4·73점)와 3위(제미나이 2.5 프로, 챗GPT o3 공동 순위·70점) 간 점수는 불과 3점 차이다. 이후 9위까지 1~2점 차이로 순위가 나뉜다.
눈에 띄는 점은 중국의 알리바바(큐원3 235B)와 딥시크(R1)가 각 5위와 6위를 차지하고, 한국의 LG(엑사원 4.0 32B)가 8위에 올랐다는 것이다. 여기에 K-AI 스타트업 업스테지(솔라 프로2) 또한 10위에 등재되면서 미국을 바짝 쫓고 있다.
![아티피셜 어낼리시스(Artificial Analysis)의 각 인공지능 모델별 인텔리전스 지수(Intelligence Index). [출처=아티피셜 어낼리시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2692_688698_3850.png)
여러 기업 간 성능 차이가 작고, 각 모델 간 장단점이 나뉘다 보니 기업들은 여러 개의 모델을 조합해 최적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기업들의 발 빠른 행보는 특히 주목할 만하다. SK텔레콤은 자사의 AI 서비스 '에이닷'에 자체 개발한 '에이닷엑스(A.X)'는 물론, 클로드, 퍼플렉시티, 챗GPT, 제미나이 등 국내외 유수의 AI 모델을 모두 활용한다. 사용자는 특정 질문이나 작업에 가장 적합한 모델을 선택해 답변을 얻을 수 있다.
LG유플러스 역시 LG AI연구원의 '엑사원(EXAONE)'과 오픈AI의 '챗GPT'를 결합해 차세대 인공지능 컨택센터(AICC)를 개발한다고 밝혔다.
한국어에 능하고 특정 도메인에 강점을 가진 엑사원과 방대한 학습량을 자랑하는 챗GPT의 시너지를 통해 상담 품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AICC는 기존의 전화 상담원 중심의 고객센터(콜센터)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해 전체 운영을 자동화하고 지능화한 시스템을 말한다.
삼성전자 또한 이러한 흐름에 동참했다. 최원준 삼성전자 모바일사업부(MX)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블룸버그와의 인터뷰를 통해 "경쟁력 있고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다면 어떤 AI 에이전트에게든 열려 있다"며 오픈AI, 퍼플렉시티 등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최원준 삼성전자 모바일사업부(MX) 최고운영책임자(COO). [출처=삼성전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7/1672692_688700_3946.jpg)
현재 삼성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에 구글의 제미나이를 탑재하고 있으나, 향후에는 특정 기술에 종속되지 않고 여러 모델을 사용해 AI 서비스를 발달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앞으로 다중 모델 전략은 단순히 여러 모델을 병렬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넘어, 각 모델의 강점을 유기적으로 결합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예컨대 이미지 인식에는 A모델을, 자연어 처리에는 B모델을, 그리고 복잡한 추론에는 C모델을 사용하는 식이다.
AI 업계 한 전문가는 "인공지능 기술이 상향 평준화되면서 이제는 단일 모델의 성능 경쟁보다는, 얼마나 다양한 모델을 효과적으로 조합하고 제어해 사용자의 진짜 문제를 해결하느냐가 서비스의 성패를 가를 것"이라며 "이는 AI 기술의 무게 중심이 원천 기술 개발에서 응용 서비스와 사용자 경험으로 넘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