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선 샘표 대표가 식품산업협회 23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출처=연합뉴스]
박진선 샘표 대표가 식품산업협회 23대 회장으로 선임됐다. [출처=연합뉴스]

박진선 샘표식품 대표이사가 한국식품산업협회 제23대 회장으로 공식 선임됐다.

식품산업협회는 7월 31일 서울 서초구 본관 대회의실에서 제2차 임시총회를 열고 박 대표를 비상근 협회장으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이날 총회에는 협회장 선임 안건이 상정됐으며 130개 회원사가 찬성 의견을 표했다.

이번 선출은 협회 역사상 최초로 회원사 투표를 통해 결정된 '민선 회장'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과거에는 지원자가 거의 없어 대부분 추대 형식으로 진행됐으나 이번에는 경쟁 구도가 조성되며 절차적 정당성을 갖춘 선출이 이뤄졌다.

박 회장의 선출은 협회 역사상 처음으로 '부자(父子) 협회장' 기록을 남겼다. 박 회장의 부친인 고(故) 박승복 샘표식품 선대 회장은 협회의 전신인 한국식품공업협회에서 제15~17대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샘표는 현재 3대째 가업을 이어가는 장수 식품기업이다.

박 회장은 서울대학교에서 전자공학을 전공하고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석사,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귀국 전 미국 빌라노바대 철학과 강사로도 재직한 바 있으며 1988년 샘표식품에 입사해 1997년부터 대표이사직을 맡고 있다. 현재는 지주사 샘표의 대표이사도 겸임 중이다.

한국식품산업협회는 1969년 창립된 국내 최대 식품 업계 단체로 현재 192개 회원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매출 1조원 이상 대기업은 25개사에 불과하며 150개사 이상이 매출 5000억원 미만의 중소 식품기업이다. 이러한 회원사 구성을 고려할 때 협회 운영에 있어 균형 있는 시각이 요구돼 왔다.

박 회장은 출마 당시 공약을 통해 "위기 대응 역량 강화"와 "글로벌 진출 지원"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특히 품질 문제나 식품안전 사고, 산업재해 등 돌발 상황 발생 시 즉각 대응 가능한 '이머전시 대응팀' 신설을 계획하고 있다. 또 해외 시장 진출을 돕기 위해 수출 컨설팅을 전담할 ‘전문 고문단’을 운영하겠다는 복안도 밝혔다.

박 회장은 취임 직후 "K푸드는 우리 식품기업의 성장 엔진이자 국가경제의 새로운 견인차"라며 "협회가 회원사들과 함께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데 동반자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해외 식품 박람회인 아누가(Anuga), 씨알(SIAL) 등 참가 기업에 대해 부스 기획, 통역, 물류 지원 등 실무 전반을 패키지로 제공하는 시스템도 도입할 계획이다.

또 수출 과정에서 발생하는 통관 지연, 현지 규제 충돌 등 실질적인 애로사항을 신속하게 파악해 정부 및 관계기관과 직접 협의할 수 있는 '수출 애로 신고 채널'도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식품업계는 박 회장의 실무 경험과 비전 제시에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 중소 식품기업 관계자는 "현장 중심의 실무 지원이 정말 절실하다"며 "중소기업 입장에서 협회를 이끌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기업 관계자들은 정부의 물가정책 등과 관련한 업계 입장 대변과 대관(對官) 활동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한국식품산업협회장의 임기는 3년이며 1회에 한해 연임이 가능하다. 회장은 명예직으로 협회를 대표해 회원사 간 조정과 대외활동을 수행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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