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제조 시설 [출처=삼성전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2886_688923_55.png)
미국의 고율 관세 예고에도 한국의 7월 수출이 두 달 연속 플러스를 기록,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력 품목인 반도체가 단가 회복과 수요 증가로 '역대 7월 최대' 실적을 냈고, 자동차와 선박도 수출 확대를 이뤄냈다. 하지만 8월부터 미국의 상호관세 부과가 본격화되면 수출 환경이 급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동시에 제기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1일 발표한 '7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7월 수출액은 608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5.9% 증가했다. 6월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다.
수출 반등의 일등 공신은 단연 반도체였다. 고부가 메모리 제품의 수요가 늘고 가격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반도체 수출은 전년 대비 31.6% 늘어난 147억달러를 기록, 역대 7월 기준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24.2%에 달했다.
자동차는 미국의 25% 품목관세 영향으로 대미 수출이 다소 주춤했지만, 유럽연합(EU), 중남미, 독립국가연합(CIS) 등 타 지역 수출 증가에 힘입어 전년 대비 8.8% 상승했다. 선박 수출도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중심으로 107.6% 급증하며 두 자릿수 증가세를 보였다.
지역별 수출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미국으로의 수출은 103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지만, 중국(110억5000만달러), 아세안(109억1000만달러)에 밀리며 3위로 내려앉았다. 이는 미국이 예고한 고율 관세의 영향으로 대미 수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축소된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자동차·철강·부품 등 고관세 적용 품목은 수출이 줄며 전체 흐름을 끌어내렸다.
이차전지는 광물 가격 하락과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해외 생산 확대 여파로 20% 넘게 감소했고, 철강(-2.9%)과 자동차 부품(-7.2%)도 동반 하락했다. 반도체와 정보기술(IT)을 제외한 전통 제조업 대부분이 역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관세 전 밀어내기식 수출" 분석도…8월 이후 수출둔화 우려
일부 전문가들은 7월 수출 호조에 대해 '관세 전 밀어내기식 수출' 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한다. 미국이 8월부터 한국산 제품에 대해 상호관세를 25%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가운데, 기업들이 반도체 등 주력 품목의 선출하에 나섰다는 것이다.
서가람 산업부 무역정책관은 정부세종청사 브리핑에서 "반도체와 바이오 등 주요 품목에 대해 재고 확보를 위한 선출하 움직임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반도체의 경우 견조한 글로벌 수요가 뒷받침되는 만큼 단기 반등 이후 급격히 꺾이진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과의 협상으로 8월부터 부과될 상호관세율은 당초 예고된 25%에서 15%로 낮아졌지만, 여전히 수출 기업들엔 부담스러운 수준이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자동차 등 수출 핵심 품목들이 관세 대상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아, 8월 이후 수출 환경이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자동차의 경우 미국 시장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현지 생산 확대에 나섰지만, 그 여파로 국내 생산 및 수출 물량은 줄어드는 구조다. 이는 한국 제조업의 ‘수출 축소→고용 위축’이라는 장기 부작용으로도 이어질 수 있다.
산업계 관계자는 "7월 수출 호조는 긍정적이지만 이러한 흐름이 지속 가능하다고 보긴 어렵다"며 "관세 본격 시행 이후의 타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부와 기업의 선제적 대응 전략이 절실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