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2962_689019_2655.jpg)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고용 시장의 부진한 성적표 발표 직후 노동부 고위관리를 해임하면서 연방정부 경제통계의 신뢰성 논란이 다시 불거지고 있다.
동시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이사 아드리아나 쿠글러가 예고 없이 사임하면서 트럼프가 연준 인사에도 본격적으로 손을 뻗을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로이터통신은 논란이 7월 고용지표 발표로 촉발됐다고 분석했다. 미 노동통계국(BLS)은 7월 신규 고용이 7만3000명에 그쳤다고 발표했다. 특히 5월과 6월 수치가 기존 발표보다 총 25만8000개 하향 조정된 사실이 알려지며 시장에 충격을 안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정확한 일자리 수치가 필요하다”며, 바이든 정부 시절 임명된 에리카 맥엔타퍼 노동통계국 간부를 즉시 해임시켰다. 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 소셜에 “그녀는 훨씬 더 유능한 인물로 교체될 것”이라며 배경을 설명했지만, 수치 조작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는 제시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과 정치권에서는 정부가 경제 데이터를 정치적으로 오용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루즈벨트 연구소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매도위츠는 “경제 통계를 정치화하는 것은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행위”라며, “미국 경제가 전 세계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근간이 바로 데이터의 객관성과 신뢰성”이라고 비판했다.
실제 통계 집계의 기반이 되는 응답률도 하락세다. BLS에 따르면 고용 보고서 응답률은 2020년 10월 80.3%에서 올해 7월 기준 약 67.1%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이후 자원 부족으로 인해 소비자 물가와 생산자 물가 지표의 표본 수 역시 줄어든 상황이다. 정책 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 로이터 여론조사에서도 89%가 경제 데이터 품질에 대한 우려를 표명했다.
이런 가운데 연준 이사 아드리아나 쿠글러는 이날 오후 돌연 사임을 발표했다. 임기는 오는 2026년 1월까지였지만, 정치적 부담이 큰 시점에 퇴장하면서 트럼프가 연준 인사에 개입할 수 있는 기회가 예상보다 일찍 찾아왔다. 트럼프는 그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 인하를 거부하자 수차례 경질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연준 의장은 대통령이 임명하고 상원이 인준하지만, 기존 이사의 잔여 임기를 채우는 방식으로도 이사 지명을 할 수 있다. 쿠글러의 빈자리는 트럼프가 차기 의장 지명자 테스트 베드로 삼을 수 있는 전략적 인사로 작용할 전망이다. 유력 후보로는 트럼프 경제고문이던 케빈 해셋, 재무장관 스콧 베센트, 전 연준 이사 케빈 워시, 그리고 금리 인하를 지지한 현 연준 이사 크리스 월러가 거론된다.
트럼프는 뉴저지 베드민스터 자택으로 떠나기 전 “채워야 할 자리가 생겨 기쁘다”고 밝혔다. 그의 경제팀 관계자는 “최근 몇 년간 고용지표의 오차와 응답률 저하 문제는 방치돼 왔다”며 “정확한 데이터가 기업과 시장, 정부 모두에 필수적인 만큼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트럼프의 급진적 조치는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들었다. 이날 S&P500 지수는 1.6% 하락하며 두 달 만에 최대 일일 낙폭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