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진수 하나투어 IT본부 플랫폼서비스랩 상무. [출처=전제형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099_689170_2845.jpg)
“여행 계획의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고객과 함께하려는 시도, 그것이 하나투어 AI(인공지능)의 출발점이었다.”
하나투어는 고객 맞춤형 AI 서비스 ‘하이(H-AI)’를 중심으로 상담, 추천, 예약, 일정 설계까지 아우르는 멀티 에이전트 기반 여행 플랫폼을 구축했다. 단순 챗봇을 넘어 AI 전환(AX)을 선언한 하나투어는 AI를 단순한 자동화 도구가 아닌, ‘사람과 함께 일하는 파트너’로 정의하고 있다.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하나투어 본사에서 만난 성진수 하나투어 IT본부 플랫폼서비스랩 상무는 “‘하이(H-AI)’는 여행의 단편을 설명하는 기술이 아니라 여정 전체를 함께 설계하는 동반자”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성진수 하나투어 IT본부 플랫폼서비스랩 상무와의 일문일답.
-‘하이(H-AI)’를 기획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처음부터 멀티 에이전트 AI를 기획한 건 아니다. 초기엔 여행정보 AI와 채팅상담 AI를 따로 운영했는데, 고객들이 ‘어디에 어떤 질문을 해야 하는지’조차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때부터 ‘하나의 대화 흐름 안에서 여정을 함께 설계하는 AI’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했고, 두 개의 서비스를 통합해 멀티 에이전트 기반 ‘하이(H-AI)’를 기획하게 됐다.”
-‘DX’를 넘어 ‘AX(인공지능 전환)’를 선언한 이유는 무엇인가.
“하나투어는 이미 차세대 프로젝트를 통해 디지털 전환(DX)을 이뤄낸 상태였다. 하지만 시스템만 바꿔선 고객과 직원 모두가 변화를 체감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일하는 방식’ 자체를 혁신하는 인공지능 전환, 즉 AX를 선언하게 됐다. 고객에게는 더 인간적인 AI 경험을, 직원에게는 반복적인 작업에서 벗어나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AX의 궁극적인 목표다.”
-하이(H-AI) 도입 이후 어떤 변화가 있었나.
“기존 시나리오 챗봇과 비교해 이용자 수가 1154% 급증했다. 이후 멀티 에이전트 구조로 전환된 하이(H-AI)까지 포함하면 총 295% 이상 추가 증가했다. 이는 단순 숫자 증가가 아니라 고객 만족도의 반영이다. 특히 상담센터가 운영되지 않는 야간이나 휴일에도 하이(H-AI)가 실시간으로 대응하면서 고객의 피드백도 긍정적으로 전환되고 있다.”
-최근 PC 버전 서비스도 오픈했는데, 어떤 효과를 기대하고 있는지.
“그동안 하이(H-AI)는 모바일 중심으로 제공돼 PC 환경을 이용하는 고객들은 접근이 어려웠다. 여행을 준비할 때는 PC로 일정 확인이나 예약을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보완하기 위해 PC 버전도 오픈했다. 모바일과 동일한 기능을 PC에서도 제공하면서, 하나투어 AI서비스에 대한 일관된 고객 경험을 제공하게 됐다.”
-향후 하이(H-AI)는 어떤 방향으로 고도화될 예정인가.
“하이(H-AI)는 단순 응답이 아닌 능동적으로 상황을 인식하고 제안하는 형태로 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항공권을 예약한 고객에게 여행자 보험을 추천하거나 상품을 오래 살펴본 고객에게 맞춤형 제안을 제공하는 식이다. 일정 추천 기능도 고도화되고 있다. 기존엔 전체 일정을 자동 생성하는 수준이었지만 이제는 대화 흐름을 유지한 채 부분 수정이나 구글맵 연동까지 가능한 구조로 발전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내 이 기능이 ‘플래너’ 서비스와 연동될 예정이다.”
-내부 업무 혁신에도 AI가 도입되고 있다고 들었다.
“하나투어는 특히 상품 기획자(MD)들의 반복 업무를 줄이기 위해 AI를 적극 도입했다. 수천 개의 여행상품에 대해 검색 효율을 높이기 위해 해시태그를 자동 생성하는 AI를 활용하고 있으며, 호텔 공급사 데이터를 자동으로 분석·매칭하는 ‘호텔 매핑 AI’는 상품 등록에 소요되는 시간을 70% 이상 단축시켰다. 또 일정표 이미지를 생성하는 데 걸리던 하루 이상의 작업 시간을 5분 이내로 줄이는 데에도 AI가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자동화 시스템을 통해 반복 업무는 AI가 맡고, MD들은 전략 수립과 콘텐츠 기획 등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로 전환되고 있다.”
-인상적인 기능으로 ‘AI 환불금 캘린더’가 있다고 들었다.
“항공권 환불 규정은 고객 입장에서 이해하기 어렵고, 문의도 많았다. ‘AI 환불금 캘린더’는 환불 예상 금액을 달력 형태로 시각화해 고객이 직접 타이밍을 판단할 수 있도록 돕는 기능이다. 도입 이후 항공권 환불 관련 문의가 약 40% 줄어들었으며, 고객 자율성과 만족도 모두 개선됐다.”
![AI 기반 여행 추천 및 상담 서비스 ‘하이(H-AI)’의 애플리케이션 인터페이스 소개 화면. [출처=하나투어]](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099_689172_2945.jpg)
-하이(H-AI) 서비스 품질 고도화를 위해 어떤 피드백 시스템 운영하나.
“하이(H-AI) 와 고객 간 수천 건의 대화 데이터를 AI가 분석하고 있다. 단순히 ‘좋아요·싫어요’ 피드백뿐 아니라 중도 이탈, 부정 표현, 민감 질문 등도 분석해 프롬프트(명령어)와 가드레일(방호책)을 정기적으로 보완한다. 예컨대 정치적·영토 관련 질문엔 회피 응답을 유도하고, 반복 유도 질문에도 응답이 나가지 않도록 관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시즌이나 트렌드에 따라 AI의 말투나 톤앤매너를 조절하며 고객과의 거리를 좁혀가고 있다.”
-‘AI 대시보드’는 어떤 용도로 활용되나.
“AI 대시보드는 내부 직원(B2E)과 대리점(B2B) 모두가 실시간 데이터를 통해 업무 효율을 높일 수 있는 도구다. 대리점 전용 대시보드는 예약 현황, 출발 고객 수, 인기 상품 등을 한눈에 보여주며 판매 전략 수립에 도움을 준다. 내부 직원용은 예약 추이, 좌석 소진 현황, 업무량 등을 실시간 파악할 수 있어 상품 기획과 자원 배분 최적화에 활용되고 있다.”
-‘AI가 사람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는 입장인데 이유는.
“여행은 본질적으로 인간의 감정과 공감, 섬세한 소통이 중요한 산업이다. AI는 사람을 대체하기보다는 반복적인 일을 덜어주고, 고객 경험을 보완하는 동반자로 작용해야 한다. 실제로 AI 도입 이후에도 인력 감축은 없었으며, 오히려 직원들이 더 창의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조직 내 AI 도입에 대한 저항은 없었나.
“조직 차원의 저항은 크지 않았다. 이미 사회적으로 AI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내부적으로는 IT 부서를 중심으로 직무전문가 제도와 실무 중심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AI 활용 문화를 자연스럽게 확산시켰다.”
성진수 하나투어 IT본부 플랫폼서비스랩 상무는 인터뷰를 마무리하며 하이(H-AI)를 다음과 같이 정의했다.
“‘하이(H-AI)’는 하나투어가 추구하는 AX의 상징이다. 기술이 일하는 방식을 바꾸고, 고객과의 관계 방식을 새롭게 정의하는 것. 그 변화의 중심에 하이(H-AI)가 함께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