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211_689296_2910.jpg)
글로벌 바이오 시장의 판도가 요동치고 있다. 미국 내 약가 인하 움직임과 글로벌 빅파마(거대 제약사)들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동시에 발생하면서 그 여파가 글로벌 바이오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습이다.
이에 기술수출과 해외 시장 의존도가 높은 국내 바이오 업계에도 영향이 예상되면서 기업들의 셈법도 복잡해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내 의약품 가격을 낮추는 정책을 추진하면서 주요 글로벌 제약사들에 직접적인 압박으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1일(현지 시간) 트럼프 대통령은 17개 다국적 제약사들에게 보내는 서신을 통해 “제약사가 미국에 수익을 환원해야 한다”며 “미국 환자에게 기존의 모든 의약품을 최혜국 대우 가격으로 제공하라”고 강조했다.
최혜국 대우는 제약사가 특정 국가에 제공하는 가장 저렴한 가격을 미국에도 똑같이 적용하라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약가 인하 요구에 화이자·애브비 등은 열려있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아스트라제네카·일라이 릴리 등은 별도 입장을 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바이오협회 보고서를 보면 2022년 기준으로 미국 내 브랜드 의약품 가격은 OECD 32개국 평균 대비 약 4.2배나 높았으며 매출 상위 60개 품목 기준으로는 5배에 달했다. 바이오의약품의 경우도 평균 3.6배 이상 높은 가격으로 판매되고 있다.
이러한 구조는 글로벌 제약사의 수익 대부분이 미국 시장에서 창출된다는 점에서 그야말로 ‘게임체인저’가 될 수 있는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의 구조변화는 결국 국내 제약바이오 산업에도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영향을 미칠 수 밖에 없다.
미국 내 의약품 가격 압박과 함께 바이오 업계를 흔드는 또 다른 요소는 대규모 인력 감축이다. 모더나는 최근 전체 인력의 약 10%를 감원하겠다고 밝혔으며 머크(MSD) 또한 8% 수준의 인력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이번 인력 구조조정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사업 체질 자체를 전환하려는 전략적 조치로 분석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제약업계 전반에서 구조조정 및 비용 절감 트렌드가 불어오면서 모더나와 머크 외에도 여러 빅파마들이 급변하는 시장환경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특히 이러한 구조조정은 단지 내부 비용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기술 도입과 외부 파트너십에 있어서도 보수적인 전략으로 바뀔 가능성이 높다. 이는 한국 바이오 기업들의 기술수출, 공동 개발, 투자유치 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국내 바이오 업계는 이번 글로벌 판도 변화에 직면해 복잡한 셈법을 계산해야 하는 실정에 놓였다. 미국 시장은 국내 바이오 기업들의 최대 수출국 가운데 하나이며 기술수출 대부분의 상업화 전략이 빅파마 중심으로 구축돼 있다.
물론 빅파마의 구조조정으로 인한 파트너십 위축은 단기적으로는 위기지만 반대로 일부 파이프라인의 매각이나 기술 수요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비용 효율화 과정에서 외부 기술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의 약가 인하와 빅파마 구조조정은 단순한 일시적 충격이 아니라 글로벌 바이오 산업의 구조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라며 “단기적으로 불확실성이 크지만 장기적으로는 경쟁력 있는 기술력을 통해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