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생성이미지. [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78285_695166_4653.png)
올해들어 글로벌 빅파마(대형 제약사)들이 잇따라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성장 정체와 경쟁 심화 속에서 새로운 동력 확보가 지연되자 우선 비용 절감 차원에서 인력 감축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저성장 사업을 줄이고 핵심 분야에 자원을 집중하려는 전략적 선택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1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는 전 세계 직원 7만8400명 중 9000명을 감원한다고 지난 10일(현지 시각) 발표했다. 내년 말까지 연간 약 80억 덴마크 크로네(약 1조6000억원) 규모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한다. 당뇨·비만 치료제 ‘오젬픽’·‘위고비’로 성장세를 이어왔지만, 경쟁사 일라이 릴리의 추격에 위기감을 느낀 결과라는 해석이다. 이번 결정은 신임 CEO(최고경영자) 마지아르 마이크 두스타르의 첫 구조조정 조치다.
미국 머크(MSD) 역시 지난 7월 말 6000여명 감축 계획을 내놨다. 2027년 말까지 연간 30억 달러(약 4조1000억원) 절감을 목표로 행정·영업·연구개발(R&D) 직군을 정리하고 글로벌 부동산 자산을 축소한다. MSD는 직원 전환 교육도 제공할 계획이다.
모더나는 올해 말까지 직원 수를 5000명 미만으로 줄일 예정이고, 프랑스 로슈의 자회사 제넨텍도 미국 내 거점을 중심으로 구조조정에 나섰다. 지난해 말에는 존슨앤드존슨(J&J), 브리스틀-마이어스 스퀴브(BMS), 화이자 등이 일제히 감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구조조정은 대체로 실적 둔화 우려가 커진 기업들에서 나타나고 있다. MSD, BMS, J&J는 매출을 이끌어온 블록버스터 의약품의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다. MSD의 항암제 키트루다, BMS의 항응고제 엘리퀴스는 2028년 미국 특허가 끝나며, J&J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스텔라라는 이미 미국·유럽에서 특허가 만료됐다.
코로나19 백신 특수를 누렸던 모더나와 화이자는 국면 전환 이후 백신·치료제 매출이 급감하면서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이 같은 글로벌 감축 바람은 한국 법인에도 여파를 미치고 있다. 실제 지난해 J&J의 글로벌 구조조정 발표 직후 국내 전문의약품 사업부 한국얀센은 희망퇴직에 들어갔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빅파마들이 저성장 부문을 줄이고 성장 분야에 집중하는 과정에서 인력 효율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며 “한국 지사도 예외가 아닐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