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불닭볶음면이 진열돼 있다. [출처=연합뉴스]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불닭볶음면이 진열돼 있다. [출처=연합뉴스]

삼양식품은 오는 9일부터 경남 밀양 1·2공장, 강원도 원주공장, 전북 익산공장 등 주요 생산시설에서 특별연장근로 제도를 전면 폐지한다고 5일 밝혔다.

급증하는 수출 물량 대응을 위해 시행돼 왔던 장시간 야간근무 체계에 대한 비판이 일자 근로환경 개선에 나선 것이다. 아울러 밀양 2공장이 지난 6월 준공된 이후 자동화 라인 가동률이 빠르게 안정화되면서 별도의 연장근로 없이도 수출물량을 감당할 수 있게 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연말부터는 연장근로 없이도 충분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자동화 성과가 예상보다 빨랐다"고 설명했다.

삼양식품은 그간 2조 주야간 맞교대와 함께 매달 초과근무 동의서를 받아 토요 근무까지 실시해왔다. 이에 따라 생산직 근로자의 주당 근무시간은 49시간 30분에서 최대 58시간을 초과하기도 했다. 특히 야간조의 경우 주 5~6일 연속으로 근무하며 극심한 피로 누적과 건강권 침해에 대한 우려가 제기돼 왔다.

삼양식품 측은 "주 52시간제는 준수하고 있으며 특별연장근로는 고용노동부 인가를 받은 별도 제도"라고 밝혔지만 노동계와 일각에서는 구조적 근로체계에 대한 근본적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이에 따라 회사는 기존의 2조 맞교대 방식도 개선 대상으로 삼고 내부 논의를 진행 중이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는 흐름 속에서, 일부 직원의 급여 선호를 감안하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근무 형태를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삼양식품의 수출은 2015년 300억 원에서 2024년 1조 3359억 원으로 10년 사이 약 45배 증가했다.

불닭볶음면을 중심으로 한 수출 확대로 생산라인 확장이 지속돼왔으며, 밀양 2공장은 연면적 3만4576㎡ 규모로 연간 최대 8억 3000만 개의 라면을 생산할 수 있다. 인근 1공장과 합산 시 연간 생산능력은 약 15억 8000만 개로, 이는 삼양식품 전체 수출물량의 절반 수준에 해당한다.

이번 삼양식품의 특별연장근로 폐지는 최근 SPC그룹의 작업환경 논란과 정부 질타 이후 식품업계 전반의 안전과 노동환경 재점검 움직임 속에 나와 주목된다. 동종업계인 농심은 현재 2교대제를 운영하되 특별연장근로는 실시하지 않고 있으며 오뚜기 역시 일부 라인에 3교대를 도입해 근무강도를 분산시키고 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이번 삼양식품의 결정을 계기로 식품 제조업 전반에서 근무체계 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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