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이앤씨 사옥. [출처=포스코이앤씨]](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535_689660_444.png)
중대재해가 잇따르며 국민적 신뢰에 타격을 입은 포스코이앤씨가 안전 중심 경영체제 전환에 나섰다. 중대재해 반복에 대한 책임을 지고 취임 8개월 만에 물러난 정희민 대표이사 후임으로 새롭게 선임된 송치영 사장은 취임 후 첫 공식 행보로 사고 현장을 찾다. 아울러 인프라 신규 수주를 잠정 중단하는 등 강도 높은 체질 개선을 예고했다. 단순한 조직 슬로건이 아니라, 실효성 있는 안전 문화를 구축하겠다는 전사적 각오가 담겼다는 평가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이앤씨는 지난 5일 송치영 포스코홀딩스 그룹안전특별진단TF 팀장을 신임 대표이사 사장으로 선임했다. 송 사장은 6일 광명-서울 고속도로 공사현장을 찾아 사고 경위를 점검하고, 현장 안전관리 실태를 직접 챙겼다. 취임식 없이 사고 현장을 먼저 찾은 행보에 대해 회사 안팎에선 “현장 중심 경영의 신호탄”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송 사장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안전관리 시스템을 처음부터 다시 설계하고, 사고가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는 문화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이러한 기조는 인프라부문 신규 수주 활동을 잠정 중단하는 초강수로 이어졌다. 안전을 담보하지 못한 외형 확장은 의미 없다는 판단 아래, 사업 확장보다 내부 시스템 재정비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번 체계 개편의 일환으로 안전 조직을 CEO 직속으로 재편하고, 사고 발생 시 단계별 보고 체계를 명확히 했다. 주요 리스크는 실시간으로 본사에 공유되며, 이사회에도 정기적으로 보고된다. 이러한 조치는 사고 원인의 단편적 규명에 그치지 않고, 사후 대응과 예방을 모두 아우르는 전사적 리스크 관리 체계로 연결된다.
특히 하도급 구조 개선에 대한 의지도 분명히 하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다단계 하도급 구조를 개선하고, 고위험 작업에 대한 사전 승인제를 강화하는 등 현장 중심의 안전 책임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협력사 대상 정기 교육과 점검 체계를 병행해 근로자 보호도 강화할 방침이다.
송 사장은 포스코 제강정비과 출신으로, 포스코엠텍 대표이사, 포스코이앤씨 안전보건센터장 등을 역임하며 제조·건설 현장을 두루 경험한 안전 전문가다. 올해 초부터는 그룹 차원의 설비경쟁력강화TF, 안전진단TF 등을 이끌며 전사적 안전 점검에 나선 바 있다. 이번 선임은 단순한 인사 교체를 넘어, 그룹 차원의 안전 쇄신 메시지라는 해석이 나온다.
이번 경영 쇄신은 ESG 경영 체계 전반의 개편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안전 관련 내부 교육과 조직문화를 전면 재정비하고, 외부 전문가 자문단 도입도 검토 중이다. '모든 사업의 출발점은 안전'이라는 인식을 조직 전반에 뿌리내리겠다는 것이 핵심 방향이다.
업계는 이번 체계 개편을 계기로 포스코이앤씨의 현장 안전 관리가 보다 정교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안전은 선언뿐 아니라 실행이 뒤따라야 하는 만큼, 이번 경영진의 행보가 실제 현장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며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이 자리잡는다면 포스코이앤씨가 안전 중심 경영의 모범 사례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포스코이앤씨는 "현장의 모든 구성원이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이뤄져야 진정한 안전 혁신이 완성된다"며 "근로자 생명과 직결되는 안전을 경영 최우선 가치로 삼고,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체계 정비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