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1터미널 면세구역 내 면세점 모습. [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3969_690158_3450.jpg)
정부가 중국 단체관광객(유커)에 대해 한시적으로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로 하면서 국내 면세·유통업계 전반에 ‘특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회복세를 이어가던 방한 관광이 이번 조치로 한층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11일 정부에 따르면 오는 9월 29일부터 6월 30일까지 중국 단체관광객 대상 무비자 입국을 허용한다. 올해 상반기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는 252만6841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9% 증가했다. 코로나19 이전(2019년 상반기) 대비 90% 수준까지 회복한 것이다.
특히 이번 조치가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10월 1~7일) 직전 시행되는 만큼 올가을부터 ‘유커 특수’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국경절은 중국 내 해외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시기다. 여기에 무비자 혜택까지 더해지면 한국행을 선택하는 단체관광객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단체관광객은 통상 개별관광객보다 객단가가 높고 쇼핑 비중이 크다. 단체관광객 1인당 평균 면세점 지출액은 개별관광객 대비 약 1.5~2배 수준이다. 기업·기관 지원 여행이나 효도 여행 등 단체 패키지 상품은 체류 기간 내 쇼핑 일정이 필수적으로 포함돼 면세·백화점·프리미엄 아울렛 등 유통 채널에 직접적인 매출 효과를 가져온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에 따르면 방한 중국 단체관광객 1인당 평균 지출액은 4만4769위안(약 865만원)이다. 이 가운데 쇼핑비는 2만8016위안(약 541만원)으로 전체 지출액의 62.5%를 차지했다. 지정 쇼핑 장소 조사 결과 면세점과 화장품점 방문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공항 면세점 이용 비율은 82.4%로 집계됐다. 화장품점(60.2%)과 인삼판매점(41.5%)이 뒤를 이었다.
면세점 업계는 유커 맞이에 분주한 모양새다. 대규모 유커 유입이 예상되면서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최근 중국국영면세그룹(CDFG)과 모기업인 중국여유그룹(CTG) 임원진을 만나 상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신세계면세점은 우상그룹과 왕푸징그룹 경영진 만나 협력을 모색했다.
신라면세점은 중국 사무소, 현지 여행사와 연계해 마이스(MICE), 인센티브(포상관광) 등 고부가가치 수요를 겨냥한 마케팅 활동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면세점은 인센티브 단체 관광 프로그램에 방점을 찍었다.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총 6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현대면세점은 강남권 중심으로 마이스 단체와 코엑스 아쿠아리움 등 관광 콘텐츠를 연계한 상품을 기획하고 있다.
유통업계도 유커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점포 방문을 유도하기 위해 외화 환전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CU는 iM뱅크 손잡고 외화 환전 서비스 확대했다. GS25는 환전 키오스크·트래블월렛카드 발급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세븐일레븐은 이달 외국인 대상 무인 환전 서비스를 개시했다.
호텔·카지노 업계도 발 빠르게 대응에 나섰다. 파라다이스는 중국 고객 맞춤형 상품과 이벤트를 준비 중이며, 롯데관광개발은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의 객실 점유율과 카지노 매출 상승을 기대하고 있다.
장민지 교보증권 선임연구원은 “향후 중국인 단체 관광객에 대한 무비자 입국이 허용될 시 국내 면세점 매출 회복 가능성은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무비자 정책 시 입국객 증가 효과가 뚜렷하고 중국인 인바운드 회복이 2019년 대비 부진한 흐름으로 추가 상승 여력이 충분하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