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삼성전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4176_690422_522.jpg)
내년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이 급성장과 함께 시장 구도가 재편되는 변곡점을 맞이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SK하이닉스가 수년간 주도해온 시장 구도가 삼성전자·마이크론의 추격과 HBM4의 본격 양산의 영향 속 다자(多者) 경쟁 체제로 전환될 것이란 관측이다.
12일 반도체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내년 HBM 공급 증가율은 62%로 수요 증가율을 상회할 것으로 보여진다.
키움증권은 최근 'HBM 2026년 산업 전망' 보고서를 내고, 공급 확대에 따라 엔비디아 블랙웰(NVIDIA Blackwell)향 HBM3e 평균 판매가격은 전년 대비 30% 하락하고, ASIC·AMD향 제품은 20%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AI 가속기 내 HBM 원가 비중도 내년 19%로 낮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평택4공장 증설과 1nm급 DRAM 생산성 향상·후공정 수율 개선을 통해 HBM4 경쟁력을 강화 중으로, 내년 4분기 말 HBM 생산능력은 월 21만 장으로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보고서는 "삼성전자는 올 하반기 엔비디아의 HBM3E 12단 품질 테스트 통과와 내년에 차세대 HBM4 납품에 성공할 경우, 내년 상반기 월 3만 장 수준의 추가 투자 단행으로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한 공격 행보에 나설 것"이라고 점쳤다.
SK하이닉스는 M15X 전공정 설비 투자로 월 20만5000 장, 마이크론은 8만 장까지 생산능력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론은 올해 DRAM 부문에 총 110억 달러의 설비투자액(CAPEX)을 단행해 전년 대비 120%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업계는 이 중 대부분은 미국 내 신규 공장 증설에 집중되며 HBM 용량 증설에 투입되는 규모는 제한적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DRAM 웨이퍼 투입 능력은 올 1분기 32만 장에서 4분기 34만 장으로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내 신규 공장 증설 전까지는 추가 증설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HBM 생산능력은 올 1분기 3만 장에서 4분기 6만 장, 내년 4분기엔 8만 장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고서는 내다 봤다.
내년 시장 점유율(HBM4 기준)은 SK하이닉스 50%, 삼성전자 30%, 마이크론 20%로 예상된다. 특히 ASIC향 HBM3e 시장에서는 삼성전자가 60% 점유율로 우위를 점할 것으로 전망되며, NVIDIA Blackwell향 HBM3e는 SK하이닉스가 75%, 마이크론이 20%를 차지할 전망이다.
제품 비중 변화도 뚜렷할 전망이다. 전체 HBM 생산량에서 HBM4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확대되는 반면, 블랙웰향 HBM3e는 올해 70%에서 내년 40%로 감소할 것으로 내다 봤다. ASIC·AMD향 HBM3e 비중은 20%에서 25%로 소폭 늘어날 전망이다.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내년 HBM 시장 규모는 591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HBM 매출이 105% 증가해 24조3000억 원에 달할 전망이며, SK하이닉스는 14% 증가한 40조3000억 원, 마이크론은 33% 늘어난 15조300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HBM 산업의 총 생산능력은 올해 2분기 월 34만5000장에서 4분기 44만5000장으로, 내년 말에는 54만5000장까지 대폭 확대될 전망이다.
이는 공급 과잉 우려를 낳으며 내년 하반기 신제품 출시가 몰린 주요 AI 가속기 고객들의 수요에 상반기 공급 증가가 수급 불균형을 심화시킬 가능성이 크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내년 HBM 시장은 품질·수율·고객 포트폴리오 확보가 승부처가 될 것"이라며 "HBM4의 안정적 양산 여부가 향후 3년간 주도권 판가름의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