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능 낮추면 가능?"…엔비디아 AI칩 中 수출 완화 시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엔비디아의 최신 블랙웰(Blackwell) 기반 인공지능(AI) 칩의 중국 수출을 조건부로 허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성능을 30~50% 낮춘 저사양 모델에 한정한 조치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과 메모리 시장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12일(현지 시각) 로이터·블룸버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에서 "다소 성능을 낮춘 블랙웰 프로세서에 대해 중국 수출 계약을 체결할 가능성이 있다"며 "기존 대비 30~50% 성능을 제한한다면 수출을 허용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블랙웰은 엔비디아의 최신 GPU 아키텍처로, 현재 출시된 중국용 'H20' 칩은 전작 호퍼(Hopper) 기반이다. 엔비디아는 한때 중국 전용 블랙웰 칩 'B20' 출시를 계획했으나, 미국 정부의 수출 규제 대상에 포함돼 무산된 바 있다.

업계는 이번 발언이 현실화될 경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HBM3E 8단·12단 메모리가 블랙웰 기반 AI 가속기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만큼, 중국향 출하 확대 시 공급사 확대 가능성이 커진다. 현재 SK하이닉스가 엔비디아 HBM3E를 사실상 독점 공급 중이나, 생산능력 한계로 인해 삼성전자의 진입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다.

또 연말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중국용 저전력 GPU 'RTX 프로 6000(B40)'에도 삼성전자의 차세대 GDDR7 메모리가 탑재될 예정이어서, 중국 시장 판매 확대 시 삼성의 메모리 사업 수혜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