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GS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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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건설이 주택 중심의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해외 인프라와 친환경 사업을 키우며 성장 돌파구를 찾고 있다. 호주에서 대형 교통 프로젝트를 연이어 따낸 데 이어 싱가포르·베트남·미얀마에서도 지하철·교량·도로 공사에 참여하며 입지를 넓혔다. 인도에는 법인을 세워 태양광·수처리·LNG 등 신재생 플랜트를 추진하고 있으며, 수처리 자회사 GS 이니마는 브라질과 중동에서 해수담수화와 상하수도 운영으로 안정적 수익을 확보하고 있다. 국내 주택경기 변동성에 대응해 글로벌 ESG 인프라 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려는 전략이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GS건설 건축·주택 부문이 3조8085억원으로 여전히 전체의 66%를 차지했지만, 플랜트(5754억원·9.97%), 인프라(6043억원·10.49%), 수처리 자회사 GS 이니마(4389억원·7.63%)가 합쳐 약 28%를 기록했다. 주택 비중은 여전히 높지만 해외와 신사업 부문이 빠르게 성장하며 제2축으로 자리잡는 모습이다.

해외에서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호주에서 나왔다. GS건설은 2021년 멜버른 동북부 고속도로 건설을 포함한 NEL(North East Link) 프로젝트를 수주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순환형 광역철도망을 구축하는 SRL(Suburban Rail Loop) 프로젝트까지 확보했다. 세계적 건설사들이 치열하게 경쟁하는 호주 인프라 시장에서 연속으로 대형 교통 사업을 따낸 것은 단순한 수주를 넘어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과 사업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방증이다. 회사는 "호주에서 대형 인프라 프로젝트를 연이어 확보하며 선진 시장에서도 경쟁력을 입증했다"고 설명했다.

호주 성과는 다른 신흥시장 공략에도 힘을 실어주고 있다. GS건설은 싱가포르 육상교통청(LTA)이 발주한 지하철 공사에 참여하고 있으며, 베트남에서는 간선도로·교량·지하철 등 교통 인프라 사업을 수행 중이다. 또한 미얀마에서도 도로·교량 건설을 진행하며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동남아는 인프라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성장 잠재력이 큰 시장으로 평가된다.

신흥시장 개척은 인도로 이어졌다. GS건설은 올해 상반기 현지 법인 'GS E&C India'를 설립하고 태양광, 수처리, LNG 플랜트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인도 정부가 신재생 에너지 확대 정책을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만큼, 기존 석유·가스 중심에서 친환경 플랜트로 전환하려는 GS건설의 전략과 맞물린다.

해외사업의 또 다른 축은 수처리다. GS건설은 2012년 스페인 기반 이니마를 인수하며 글로벌 물산업에 발을 들였다. 현재 이니마는 브라질·중동·유럽 등지에서 해수담수화와 상하수도 운영을 맡으며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상반기 이니마의 매출은 4,389억 원으로 전체의 7.6%를 차지했다. 브라질에서는 상하수도 운영업체를 보유하며 꾸준한 현금흐름을 확보했고, 중동에서는 해수담수화 프로젝트와 장기 운영계약으로 안정적 기반을 쌓았다. 

다만 이니마는 현재 매각 진행 중으로, UAE 에너지 국영 기업 타카(TAQA)와 논의하고 있다. GS건설은 이니마가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현시점을 매각 적기로 판단했다. 매각이 성사되면 GS건설은 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할 전망이다.

GS건설은 이와 함께 성과가 미흡한 해외 신사업에 대해서도 빠른 정리를 진행하고 있다. 영국 철골 모듈러 전문회사 엘리먼츠 유럽(Elements Europe) 청산이 대표적 사례다. 2020년 342억원을 들여 지분 75%를 인수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급등이 겹치며 손실이 눈덩이처럼 불었다. 엘리먼츠 유럽은 2023년 259억원, 2024년 446억원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47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결국 GS건설은 실적 부담을 털기 위해 청산을 결정했고, 2분기 영업외손실 730억원을 반영했다. 

GS건설은 해외 인프라와 신재생, 수처리 사업을 확대해 성장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성과가 부진한 해외 자회사는 과감히 정리하는 투트랙 전략을 병행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GS건설이 해외에서 성장 동력을 키워가면서도 동시에 수익성을 해치는 사업은 신속히 정리하고 있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글로벌 인프라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려는 전략적 행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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