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이사회는 지난달 일본 법인 설립 안건을 가결했다. [출처=연합]
이마트 이사회는 지난달 일본 법인 설립 안건을 가결했다. [출처=연합]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이끄는 이마트가 글로벌 소싱 네트워크 확장과 국내 점포 확대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유통 경쟁력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현지 법인 설립을 통해 5번째 해외 소싱(대외구매) 거점을 확보한 데 이어 국내에서는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 신규 출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이사회는 지난달 일본 법인 설립 안건을 가결했다. 이는 중국, 미국, 독일, 홍콩에 이어 5번째 해외 소싱 거점이다. 지금까지 일본 시장에서 이마트는 별도 법인을 두지 않고 간접적으로 상품을 확보해 왔지만 이번 결정으로 현지에서 직접 소싱을 전담할 창구를 마련하게 됐다.

일본이 프리미엄 식품, 생활용품, 주류, 건강보조식품 등 경쟁력 있는 상품이 풍부한 시장이다. 특히 장인정신이 담긴 전통 식품과 첨단 기술이 접목된 생활가전 등은 국내 소비자 수요가 높다. 이마트가 일본 법인을 통해 현지 우수 상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게 되면 국내 점포와 온라인 플랫폼에서의 상품 경쟁력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최근 유통업계에서 ‘상품 차별화’가 생존의 핵심 전략으로 떠오르는 상황에서 일본 법인은 단순한 물류 거점을 넘어 상품 경쟁력을 끌어올릴 전초기지가 될 수 있는 셈이다. 이마트의 이번 일본 법인 설립은 단순히 오프라인 점포 진출을 위한 포석이 아니라 글로벌 소싱 기능 강화를 통해 온·오프라인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마트 관계자는 “일본을 비롯해 유럽, 중국 등 해외 각지에서 우수한 상품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해외 소싱 법인 거점을 넓히고 있다”며 “향후 확보된 상품들은 SSG닷컴 등 계열사 온라인몰과도 연계해 온·오프라인 전 채널에서 차별화된 상품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일본 법인 설립으로 단순 소싱 확대뿐 아니라 전략적 파트너십 강화, 공동 개발 상품(PB) 출시도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글로벌 소싱망 강화와 더불어 이마트는 국내 시장에서도 점포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창고형 할인점 ‘트레이더스’의 출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이사회에서는 경기 의정부와 강원 원주에 신규 트레이더스 출점을 승인했다.

트레이더스는 대용량 상품과 합리적인 가격을 앞세워 ‘가성비’를 중시하는 소비자들에게 빠르게 안착했다. 광역시를 중심으로 입지를 다져온 트레이더스는 최근 수도권 신규 출점을 활발히 진행하며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 의정부점과 원주점 출점 계획은 트레이더스가 수도권을 넘어 지방 도시까지 본격적으로 확장하는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다만 두 점포의 구체적인 개점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업계에선 트레이더스가 이마트의 새로운 성장 축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전통 대형마트가 온라인 쇼핑 확산과 소비 행태 변화로 성장 한계에 직면한 가운데 트레이더스는 ‘체험형 쇼핑’과 ‘대용량 합리 소비’라는 콘셉트로 차별화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마트의 출점 전략 무게 중심이 트레이더스로 이동했다는 얘기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본격 추진해 온 상품·가격·공간 혁신을 통한 본업 경쟁력 강화 전략이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하반기에도 지속적인 가격 투자 및 구조 혁신을 기반으로 오프라인 초격차 전략을 통해 성장과 수익 개선을 가속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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