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억원(금융위원장 후보) vs 이찬진(금융감독원장)'. 누가 이재명 정부의 실세일까. 금융당국 최강자는 '지배구조(금융위 산하 금감원)'와 무관하게 대통령 최측근인 이찬진 금감원장일 것이라는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
'이억원(금융위원장 후보) vs 이찬진(금융감독원장)'. 누가 이재명 정부의 실세일까. 금융당국 최강자는 '지배구조(금융위 산하 금감원)'와 무관하게 대통령 최측근인 이찬진 금감원장일 것이라는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

'이억원(금융위원장 후보) vs 이찬진(금융감독원장)'. 

누가 이재명 정부의 금융 실세일까. 기획재정부에 대한 이재명 대통령의 애정은 존재했다. 기재부 출신을 중용하는 건 어느 정부나 그랬지만, 이재명 정부는 재편하겠다고 한 기재부 출신을 금융위원장 후보로 발탁했다. 인사권자의 최우선 기준은 결국 '훈련된 엘리트' 였을까.

하지만 정반대 신호의 수장 인사도 존재해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일단 윤석열 정부 때와 유사한 당국 수장 인사 패턴이다. 

재야에서 활동한 이찬진 변호사가 금감원장으로 발탁되면서 모피아(전문가)와 최측근(믿을맨)을 동시 발탁한 윤석열 정부와 별다르지 않아보여서다.

결국 금융당국 최강자는 '지배구조(금융위 산하 금감원)'와 무관하게 대통령 최측근인 이찬진 금감원장일 것이라는 가능성에 힘이 실리고 있다. 

관치금융에 길들여진 금융업권이 '실세 금융당국자' 감별을 하고 있는 현재 이재명 정부가 구상하는 금융당국 재편 방정식이 어떻게 풀려갈 지도 금융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관치금융에 길들여진 금융업권이 '실세 금융당국자' 감별을 하고 있는 현재 이재명 정부가 구상하는 금융당국 재편 방정식이 어떻게 풀려갈 지도 금융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그림 왼쪽부터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이재명 대통령,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 [출처=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 ]
관치금융에 길들여진 금융업권이 '실세 금융당국자' 감별을 하고 있는 현재 이재명 정부가 구상하는 금융당국 재편 방정식이 어떻게 풀려갈 지도 금융권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 그림 왼쪽부터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이재명 대통령,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 [출처=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 ]

20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가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 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하면서 이르면 9월초 청문회가 열릴 것으로 관측된다. 금융권은 이 후보자가 기획재정부 1차관을 맡았던 정통 관료 출신이라는 점에서 금융권은 정책 검증 허들을 무난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

국회는 요청안을 받으면 그로부터 20일 이내에 청문회를 개최해야 한다. 금융위 소관 상임위인 정무위원회는 오는 9월초 청문회를 열고 이억원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인 흐름대로 흘러가면 업계에서는 이 후보자의 경우 대통령비서실과 기획재정부에서 경력을 쌓고 검증 받아온 정통 관료 출신인 만큼, 특별한 이변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통상 모피아는 국가에 대한 로열티가 누구보다 높고 엘리트라는 자부심이 강하다. 막강한 예산권과 업무 장악력을 토대로 경제부처뿐 아니라 사회부처까지 넘나들며 다각도로 훈련받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기재부 출신의 강점은 더 크게 다가온다는 게 공직자의 전언이다. 정책 유기성이 커지면서 부처 간 업무 영역이 겹치다보니 정책 조정 역할을 맡은 기재부의 중재 능력과 리더십이 돋보일 수밖에 없다. 거시경제와 함께 월별 국민 경제 및 나라 살림살이 등 미시적 분석력도 부처 중에서 우위를 점한다.

모피아의 이같은 면면이 도드라지다보니 정권 입장에서도 활용도가 크다. 불안한 시국에도 특정 정당으로부터 중립적이고 일사천리로 움직이는 엘리트이니 주요 대통령들은 모피아의 진면목을 제때 활용해 중책을 맡겼다. 이재명 정부도 이와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 14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취임식 장면. [출처=금융감독원]
지난 14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취임식 장면. [출처=금융감독원]

하지만 역대 정권이 최측근 '믿을맨'을 경쟁 구도 인사에 낙점하는 이유는 모피아 특성을 경계하는 차원에서라는 게 여의도권의 해석이다.

모피아의 정책 수립 능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지만, 새 정부의 철학과 대통령 국정 방향에 대해선 중립적인 입장을 내놓을 수밖에 없는 게 정부 공직자의 공식 포지션이다.

그렇다보니 오히려 이찬진 신임 금감원장이 새 정부 금융 실세가 될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오는 이유다. 이재명의 금융 감독 정책을 대리하는 입장인 만큼 이찬진 원장의 발언과 행보가 더 큰 시그널로 시장에 전파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하마평에 거론된 바 없는 이찬진 원장이 깜짝 발탁되면서 금융권의 긴장감이 이복현 전임 원장 때만큼 커진 것도 '대통령 최측근'이라는 이유에서다.

이 원장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과 참여연대 등 진보 성향의 시민단체에서 주로 활동해온 만큼 금융시장의 개혁과 신뢰 회복, 소비자 보호 강화 등 금융사 경영 성장 보다는 다른 가치를 키워갈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와서다.

이 원장은 일단 취임사에서 금융시장의 개혁에 관해서 강한 소신을 표했다. 그는 "모든 경제 주체가 공정한 과실 배분에 대한 신뢰 아래 혁신과 가치 창출에 참여할 수 있어야 한다"며 "시장의 참신한 아이디어가 실현될 수 있는 혁신의 토대 또한 조성돼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금융은 효율적 자원배분이라는 그 본연의 역할로 인해 이런 모든 과정의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발언의 핵심을 요약하자면 △공정한 경제 과실 배분 △참신하고 창조적인 금융시장 △금융의 효율적 자원 배분이다.

특히 금융권이 일으킨 부가가치가 정의롭게 분배되어야 하며 새로운 사업 플레이어가 등장해야 한다고 해석되고 있는 만큼, 이 원장이 금융 규제에만 역할을 하기보다, 창조적 금융 생산과 분배에도 관여할 것으로 풀이된다.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

앞서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은행이 이자 장사를 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등 여러 차례 금융권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때문에 이 원장이 금융사가 어떻게 가치를 배분하고 있는 지에 대해 관심이 많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 원장이 이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로 분류되기 때문에 금융권에서는 벌써부터 이 원장을 가장 먼저 대비하고 파악해야 한다는 조바심이 확산되고 있다. 

한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이 원장이 전임 이복현 원장보다는 온화하고 안정적인 결정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이번 인사의 핵심은 그가 이 대통령과 국정 철학을 공유하고 이를 실행하는 금융감독수장이 됐다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 원장이 워낙 외부활동을 안 한 '무림의 고수'란 점이 어쩌면 금감원장으로 기용되는 데 결정적인 이유가 됐을 수 있다"면서 "전임 금감원장은 업무추진력이 빠르고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금감원 본연 역할보다 개인 역량을 입증하는 것처럼 비쳐졌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지난 14일 이 원장은 취임식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과격한 사람은 전혀 아니며 시장의 불안정을 초래할 만한 어떠한 액션도 당장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본인을 소개했다.

일부에서는 이 원장이 금융권 경력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이해상충이 없어 원칙대로 의사 결정할 수 있다는 강점을 내놨다. 한 로펌에서는 “이찬진 원장 스스로가 자기 업무 수준을 확신할 때까지 장기간 침묵할 수 있다”고 봤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원장의 조용한 성향이 상호소통 보다 당국 밀실주의를 키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앞서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에 '원팀 정신'으로 협업하는 관계를 제안했다"고 말하면서 세간에 있을 두 기관 불화설을 불식시키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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