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준 금감원 보험 담당 부원장보가 보험라인 부서장·팀장들에 이찬진 신임 원장 집중 보필을 당부했다.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5014_691403_3650.jpg)
"국장님들,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님이 최고 보험 전문가가 되실 수 있도록 잘 보좌해드리세요. 원장님 의중 잘 파악해 (업무를 잘 실현해) 금융당국의 보험 부문이 일 잘한다고 칭찬 받는다는 소식이 (원을 떠난 저에게까지) 오길 바랍니다."(김범준)
지난 18일 오전 임기만료한 김범준 금감원 보험 담당 부원장보가 보험라인 부서장·팀장들에게 남긴 당부다. 이날 김범준 부원장보는 8월 18일자로 33년간 봉직한 금감원을 임기만료 퇴임했다.
직을 마무리하는 김 부원장보의 눈엔 갓 취임한 이찬진 신임 원장이 밟혔을까. 33년간 금감원에 청춘과 역량을 바친 김 부원장보는 금감원을 떠나는 날까지 자신에 대한 이야기는 뒤로 한채 '금감원 신입생' 이찬진 원장과 남겨질 후배들을 챙겼다.
특히 이찬진 신임 원장이 취임과 함께 금융 감독규제·정책에 대한 경험이 전무 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이에 보험감독원 출신 보험베테랑인 김 부원장보는 어떤 생각을 했을까.
![김범준 금감원 보험 담당 부원장보가 보험라인 부서장·팀장들에 이찬진 신임 원장 집중 보필을 당부했다. 사진 오른쪽에서 첫번째 이찬진 금감원장, 오른쪽에서 4번째 김범준 보험 부원장보 [출처=금융감독원 ]](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5014_691404_3814.jpg)
평소 선후배를 잘 보좌하고 챙기기로 유명한 김 부원장보는 퇴임 직전 취임한 이찬진 원장에 어쩌면 '짠한(아픈)' 마음이 들었을 것 같다. 김 부원장보의 33년 보험 노하우를 대신 빌려줄 수도 없으니 말이다.
연세대 경영학과 91학번인 김 부원장보는 93년 2월 보험감독원 10기 공채로 입사했다. 1999년 금융감독원이 설립되면서 쭉 금감원에 33년가량 역임했다.
1999년 검사9국에 배치된 이후 △2000년 분쟁조정4실 △2003년 보험검사국 △2006년 감사실 △2009년 생명보험서비스국 △2014년 민원조정실 민원조정2팀장 △2015년 보험조사국 생명보험조사팀장 △2017년 손해보험국 손해보험1팀장 △2019년 감독총괄국 부국장 △2021년 금융소비자보호감독국장 △2022년 생명보험검사국장을 역임한 뒤 같은 해 8월 금융소비자권익보호 담당 부원장보로 승격됐다. 금감원에서는 보기 드문 보험 생손보·검사·감독·소비자를 두루 경험한 보험육각형(퍼펙트) 인재다.
![김범준 금융감독원 보험담당 부원장보 [출처=금융감독원 ]](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5014_691406_3945.jpg)
이후 지난해 12월 김 부원장보는 보험 담당으로 이동해 이달 18일자로 임기만료했다. 김 부원장보는 금감원 설립 이래 3년 임기를 만료한 몇 안 되는 임원 중 하나가 된다. 외풍에 취약한 금감원은 정권이 바뀌거나 원장이 교체되면 관련 임원도 수시로 바뀌었다.
지난 7월말께 기자는 퇴임을 앞둔 김 부원장보를 만나 그동안의 소회를 들었다.
김 부원장보가 마음에 품고 있는 이야기는 간명했다. 후배 걱정뿐이었다. (기사를 쓰지 말아달라고 했지만, 그의 후배들을 위해 쓴다.)
김 부원장보는 "기사보다, 후배들 기억 속에 남는 선배로 남고 싶다"면서 "끌어주는 선배가 없어도 진심을 다해 실력을 갖춘다면 적절한 타이밍에 조직의 쓰임(승진)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니 좌절하는 후배가 없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당시만 해도 이복현 전 원장의 세대교체 기조에 평소보다 7배 많은 부서장이 한직으로 밀려나 조직 분위기가 계속 우중충한 상태였다.
물론 다른 한쪽에서는 승진자와 젊은 직원들은 기세등등하며 주어진 미션을 속도감 있게 처리했다. 김 부원장보는 새 정부 금융감독 미션을 처리하게 될 남은 자들을 응원하고 싶었던 것일까.
![보험 산업을 마스터 중인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5014_691407_4044.jpg)
떠나면서 그는 후배들에게 '밥 먹자고 전화하면 잘 받아 달라'는 말을 남겼다.
금감원에서 김 부원장보와 함께 일한 한 바 있는 김은경 한국외대 법전문대학원 교수는 "보감원, 은감원, 증감원, 기금 출신 등 금융감독원 임직원들이 뼈를 갈아 지금의 금감원을 이룩했다"고 평가했다.
김 부원장보는 떠나면서까지 금감원에서의 개인 소회는 밝히지 않았다. 그저 남아있는 이들을 걱정했다.
보험 라인 국장 A는 "김 부원장보님 잘 배웅해 드렸습니다. 지금까지 잘 해줘서 고맙다는 말과 앞으로 (이찬진 원장님) 잘 챙겨달라는 말씀을 하셨습니다"라고 말했다. 국장 B는 "금융시장과 외부에서 걱정하지 않도록 원장님 잘 보필 하겠습니다"라고 언급했다.
추정하건데 기자는 이찬진 원장이 이재명 대통령 측근이란 파워는 길어봐야 3개월 갈 것이라고 본다.
금융·경제를 전공한 전직 원장들도 한개 이슈를 2주일 이상, 1대1 코칭(브리핑) 받기도 했다.
60대 두뇌가 가진 학습력은 제한적이다. 기자는 이 원장이 '허니문 기간'을 기대해서도 안 될 것 같다. 이 원장이 시간을 허투루 쓰지 않고 일을 마스터하는 것만이 지금으로선 최선이기 때문이다.
![이찬진 원장이 육각형 인재 이상의 '송곳형 수장'으로 거듭나기를 응원한다. 금융 핵심과 본질을 꿰뚫는 리더, 기존 수장을 초월한 '라스트 원(last one)'이 될 수도 있다. 건승을 빈다.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5014_691408_4129.jpg)
전임 이복현 전 원장을 의식해서인지 이 원장은 직원들을 향한 취임사에서 "앞으로 경직된 조치 같은 건 없을 것이며 독단적으로 결정하지 않고 충분히 함께 논의를 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좋게 말하면 직원들의 도움 받아 함께 결과물을 만들고 싶다는 겸손의 말이기도 하지만, 하수상한 현재의 금융산업·경기위축 상황을 고려하면 이 원장 의식이 하루 빨리 깨어나 한번은 크게 각성하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
이찬진 원장은 30년 이상을 재야에 파묻혀 비제도권 법률가로 활동했다. 현실을 똑바로 직시해야 한다.
이 원장은 민초 관련 법률 상담으로 소신을 실현하던 변호사에서 금융감독수장으로 드라마틱하게 변신했다. 이제 ‘길 위의 떠도는 변호사 마인드’는 버릴 때다. 후견인에 의존할 생각도 접어라.
이찬진의 인사도 누군가의 지원사격과 뒷배로 이뤄졌을 수 있다. 이 원장은 정부 최고 책임자를 보좌하는 임기동안 대통령의 국정철학(심장 박동), 우선순위, 비전을 충분히 공유하고 실현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국장 C의 말처럼 "이찬진 원장은 토론 등 자유로운 의견 교환에 따라 도출되는 합리적인 결론을 원한다"고 했단다.
이른바 민주적인 회의와 결론 도출을 하겠다는 뜻 같은데, 사실 '민주주의'야말로, 단어는 선의적이지만, 사실 시간과 부대비용이 많이 드는 '비싼' 제도다. 이 원장 취임과 함께 걱정이 되는 부분은 토론으로 의사결정을 하겠다는 발언이다. 듣기에 좋은 민주주의처럼 난도 높고 복잡한 제도는 없다.
짜장면·짬뽕·우동·볶음밥 등 각자 다른 식사메뉴를 먹겠다는 견해를 조율하는 시간이 가장 긴 제도가 바로 민주주의라서다.
이찬진 원장은 전임 이복현 원장의 강경적 의사결정을 의식해서 '토론'을 중시하는 경향을 일부러 보였을 것 같다.
지켜봐야겠지만 지금은 이 원장이 100일내에 금융 공부를 마스터해서 본인이 그리는 감독 청사진(이재명 정부 계획)을 임직원들에게 어떻게 전달할지 궁금하다.
예컨대 하버드에서는 자신이 구현하고자 하는 세계(사업)을 한장의 냅킨에 그림으로 그리도록 훈련한다. 무엇보다 보험 산업에 겹겹이 쓰여 진 '타자로서의 색안경'을 계속 깨뜨려나갈 것을 추천한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 챗GPT 생성 이미지.[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5014_691412_4440.jpg)
금융사들은 이번 금감원도 '인류애' 탈을 쓴 금융소비자보호주의가 과열 될까 우려한다. 시장도, 언론도 ‘보호받아 마땅한 선량한 금융소비자’를 정상적인 고객으로 정의한다.
그러기에 금감원장은 소비자만 봐서는 안 된다. 소비자를 비롯해 금융사 주주와 경영자, 임직원, 유관기관 간의 관계가 그리는 미시적 의미를, 그리고 거시적 방향을 동시에 볼 수 있어야 한다.
세상엔 선한 금융사의 활동도 있고, 악한 보험 사기범들도 들끓고 있다.
법만으로는 판단 할 수 없는 회색지대도 가득하다. 금융업 특성상 과점업이라 타업종 대비 돈 잘 버는 것도 사실이다. 금융의 희소성과 정보수집력을 고려하면 금융은 비용이 비싼 축에 속한다. 이 시장에 의존해 먹고 사는 역할들이 많다는 얘기다.
임직원들이 이찬진 원장 케어에 정성을 쏟을 것이다. 그리하여 원장이 육각형 인재 이상의 '송곳형 수장'으로 거듭나기를 응원한다.
핵심과 본질을 꿰뚫는 리더, 기존 수장을 초월한 '라스트 원(last one)'이 될 수도 있다. 건승을 빈다. 부탁이 있다면 기자를 낯 가리지 말고 자주 만나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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