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4773_691131_1238.jpeg)
금융당국 수장들이 잇따라 '생산적 금융'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며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자본 공급 확대를 강조했지만, 2금융권의 기업대출 시장은 여전히 냉랭한 분위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저축은행 등에서 기업대출이 크게 위축된 영향이 크다.
18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잔액은 2022년 9월 68조원대에서 올해 1분기 45조원대로 줄었다. 2년 반 만에 3분의 2 수준으로 축소된 것이다. 상호금융권 등을 포함한 2금융권 전체의 중소기업 대출 규모는 소폭 늘었지만, 증가율은 2022년 3분기 30%를 웃돌던 수준에서 올해는 1%대로 급락했다.
반면 시중은행은 같은 기간 중소기업 대출을 꾸준히 늘리고 있어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기업대출 위축은 PF 부실 대출을 줄이는 과정에서 비롯됐다. 저축은행 업권의 PF 대출 잔액은 한때 26조원대에서 최근 10조원대로 줄었고, 건전성 관리 차원에서 다른 기업대출까지 보수적으로 운용하면서 중소기업 대출이 뒷걸음질쳤다.
금융당국은 ‘생산적 금융’ 확대를 거듭 강조하고 있다. 지난 14일 취임한 이찬진 신임 금융감독원장은 모험자본 공급펀드와 중소기업 상생지수 도입 등을 통해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늘리겠다고 밝혔다. 같은 날 첫 출근에 나선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도 “부동산과 예금 대출 위주의 흐름을 바꿔 생산적 금융으로 대전환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2금융권의 여건상 단기간에 체질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한국금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상호금융권 중소기업 대출의 96.5%, 저축은행 중소기업 대출의 86.4%가 담보대출이었다. 그 중 90% 이상이 부동산 담보여서 기업의 신용도나 역량을 평가해 대출하는 ‘생산적 금융’과는 거리가 멀었다. 상호금융권 역시 PF 부실의 충격을 겪은 뒤 건전성 관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결국 당국이 내세운 ‘생산적 금융’ 기조와 달리, 2금융권의 현실은 PF 부실 후폭풍과 구조적 한계 속에서 여전히 담보 의존적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금융당국이 정책 보증 확대 등 제도적 지원책을 내놓지 않는 한,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은 더딜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