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요 4대 은행 [출처=각 사 제공]](https://cdn.ebn.co.kr/news/photo/202508/1675738_692250_2138.jpg)
4대 시중은행의 해외법인 실적이 개선세를 보였으나 성장세는 둔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해외사업이 내수 성장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지목돼온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평가가 나온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은행의 해외법인 순이익(지배기업지분 기준)은 총 4653억원으로, 전년 동기(4236억원) 대비 9.84% 늘었다.
같은 기간 총 당기순익(8조967억원) 대비 해외 순이익 비중은 5.74%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말(5.49%)보다 0.25%p 증가한 수치다. 주요 은행들이 글로벌 비중을 20~3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목표를 세운 것과 비교하면 다소 더딘 속도다.
올 상반기까지 KB국민은행의 해외 실적 성과가 좋았다. 지난해 상반기 371억원 적자를 냈던 KB국민은행 해외법인은 올해 상반기 727억원 흑자로 전환했다. 1년 만에 1098억원이 늘어난 셈이다.
캄보디아(1118억원)와 중국(116억원) 법인이 각각 102.5%, 46.8% 증가하며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인도네시아 KB뱅크는 538억원 순손실을 기록했지만, 전년 동기(1011억원) 대비 적자폭을 절반가량 줄였다.
신한은행은 올 상반기 해외법인 순이익이 3152억원으로 전년보다 6.4% 증가했다. 작년 상반기(14% 증가)보다는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비교적 선방했다.
다만 주력인 신한베트남은행이 1280억원으로 전년보다 9.4% 감소했다. 반면 일본 SBJ은행은 854억원으로 19.6% 늘며 베트남 법인의 부진을 상쇄했다. 신한은행 중국·캄보디아·인도네시아 법인도 각각 610.4%, 31.6%, 24.2% 증가했다.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하나은행 해외법인 순이익은 449억원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줄었다. 러시아 법인이 전쟁 여파로 368억5800만원 적자를 내면서 발목을 잡았다. 올해 들어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가 급등하면서 보유자산 평가손실이 확대된 것이 원인이다.
다만 러시아를 제외하면 순익은 오히려 17% 늘었다. 인도네시아, 미국법인은 이자이익 증가가 이어졌고, 중국법인의 경우 개인온라인대출 건전성 강화로 관련 충당금 적립이 감소했다.
우리은행은 인도네시아 법인 금융사고 여파로 순익이 66% 급감한 325억원에 그쳤다. 특히 우리소다라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최대 실적 법인이었으나 올해 상반기 603억8400만원 손실을 기록했다.
은행들은 내수시장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해 해외사업을 전략적 축으로 육성 중이지만, 실질적인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기까지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특정 지역에 편중된 영업 구조와 신흥국 금융 규제 불확실성, 러시아·중동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잠재 부담으로 지목된다.
한국신용평가는 "동남아로의 쏠림 현상 속에서 동남아 국가의 글로벌 표준 대비 미흡한 금융관리 체계, 높은 손익변동성 등에 따른 부실 증가 가능성이 내재돼 있다"며 "동남아의 성장 잠재력에도 불구하고 한국과 동일하게 신흥국으로 분류돼 환율 등 거시경제 변수에 비슷한 영향을 받는 만큼 위험 분산 효과가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얀마 군부 쿠데타 사례처럼 금융사가 통제할 수 없는 지정학 리스크도 상존한다"고 덧붙였다.
금융권에선 지역 다변화와 리스크 강화가 향후 은행들의 글로벌 사업 성과를 좌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각 은행들도 향후 글로벌 사업 부문 성과를 높이기 위해 특정 지역 편중을 줄이고, 기존 해외법인들의 내실강화에 나섰다.
KB국민은행은 남은 하반기 인도네시아법인의 경영정상화에 집중한다. 부실여신 감축과 비용구조개선 등으로 대표되는 성장기반 재건 단계를 지나 리테일/SME 선별적 확장을 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폴란드, 인도지점 신설하는 등 채널 추가에 힘쓴다. 자동차, 방산, 2차전지산업 중심 국내 기업의 진출 확대에 따른 대응, 동유럽 해외 채널 확장을 통한 영업기회 확대를 주진하기 위해 다음달 폴란드 지점을 오픈한다. 중국을 대체할 생산기지로 떠오른 인도에도 오는 10월 지점을 열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외부인의 사기로 인해 손실이 반영된 인도네시아 법인의 하반기 자산회복에 집중한다. 글로벌 로펌을 선임했고, 손실금액 회수에 중점을 두고 관리할 계획이다. 캄보디아 등은 건전성 관리 중심으로 영업을 하고, 대미 투자 확대가 예상되는 미국의 경우 남부지역 3개 영업 거점을 중심으로 영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신한은행은 진출 국가별 환경 분석에 기반한 차별적 성장 전략을 꾀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