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의도 대교아파트 정문 ⓒ신승훈 기자
▶ 여의도 대교아파트 정문 [출처=신승훈 기자]

서울 여의도 재건축 시장의 최대어로 꼽히는 대교아파트 시공사 선정을 3일 앞두고 롯데건설 불참설이 제기되고 있다. 당초 삼성물산과의 '2파전'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많았지만, 최근 롯데건설이 참여 여부를 저울질하고 있다는 소식이 돌면서 판세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롯데건설이 불참하고 다른 건설사도 나서지 않을 경우 삼성물산의 단독 입찰이 불가피하다. 다만 여의도 한강변의 노른자 입지와 높은 사업성을 고려할 때 롯데건설이 막판 전격 합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교아파트는 1980년대 초반 준공된 단지로, 준공 40년을 넘기며 재건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1000세대에 이르는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할 예정이며, 총 사업비만 약 7500억원에 달하는 대형 정비사업이다. 단순한 주거지 개선을 넘어 여의도 스카이라인을 새롭게 쓸 수 있는 상징적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건설사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그동안 업계에서는 삼성물산과 롯데건설이 수주전에 나설 것으로 관측해왔다. 삼성물산은 '래미안'을 앞세워 정비사업 시장에서 높은 선호도를 확보해왔고, 롯데건설 역시 '르엘'을 내세워 강남권을 중심으로 입지를 넓혀왔다. 두 회사가 맞붙을 경우 조합원들의 관심과 표심이 집중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최근 롯데건설 내부에서 참여 여부를 두고 고심하는 기류가 전해지면서 불참설로까지 번지고 있다. 그 배경에는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올해 재건축 수주전에서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래미안' 브랜드와 정면 승부해야 한다는 부담을 꼽는다. 또한 공사비 상승에 따른 단기 수익성 저하 가능성도 제기된다. 특히 준공 40년을 넘긴 단지 특성상 기반 시설 교체 비용이 크게 들어갈 수 있다는 점 등이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롯데건설이 최종적으로 불참하고, 다른 건설사의 참여도 없다면 삼성물산의 독주 체제가 예상된다. 현행법상 정비사업의 시공사 선정은 경쟁 입찰이 원칙이기 때문에 입찰에 참여한 시공사가 없거나 한 곳이면 자동 유찰된다. 두 번 유찰되면 수의계약으로 전환이 가능하다. 

그러나 입찰 마감일(9월 2일)까지 최종 구도를 속단하기는 이르다. 여의도 일대에 예정된 대형 재건축 사업장이 많지만, 대교아파트의 알짜 입지와 높은 미래 사업성을 고려할 때 롯데건설이 쉽게 내려놓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건설이 공식적으로 불참을 언급한 게 아닌 만큼, 막판 참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최종 판세는 조합의 요구와 건설사 내부 전략 등 다양한 변수에 따라 입찰 마감 직전까지 유동적으로 전개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교아파트 재건축 조합은 지난달 10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공고를 냈으며, 내달 2일 입찰을 마감한다. 두 곳 이상의 건설사가 참여해 유찰 없이 진행될 경우, 조합은 두 차례 합동설명회를 거쳐 오는 10월 18일 조합원 총회에서 최종 시공사를 확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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