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구미공장. [출처=LG이노텍]
LG이노텍 구미공장. [출처=LG이노텍]

LG가 유리기판 사업에 드라이브를 건다. LG이노텍이 조만간 구미 공장에 유리기판 시생산 라인 투자를 마치는 가운데, LG화학 역시 핵심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하며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또한 올해 안으로 유리기판 사업에 참여 중인 LG 계열사 간 사업부 조정을 끝낸다는 계획이다.

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지난 2분기 구미 공장에 유리기판 생산을 위한 TGV(Through Glass Via, 유리기판 관통전극) 장비를 반입했다. TGV 공정은 기판에 미세한 구멍을 뚫고 구리로 채워 기판의 상하층 간 전기적 신호를 원활하게 연결하는 유리기판 제조의 핵심 공정이다.

유리기판은 기존의 플라스틱 기판을 대체해 인공지능(AI) 반도체와 같은 고성능 칩의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핵심 소재로 꼽힌다.

LG이노텍은 조만간 에칭 장비 등 나머지 설비 구매를 끝내고, 본격 시생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TGV 장비가 들어갔고, 조만간 에칭 설비도 반입되는 걸로 알고 있다”며 “그러면 (유리기판) 생산에 필요한 건 다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LG 그룹은 차세대 먹거리로 유리기판을 낙점하고, 그룹 차원으로 준비에 나서고 있다. SKC와 삼성전기 대비 경쟁력이 약하다고 평가받는 만큼, LG이노텍, LG화학, LG디스플레이, LG전자 등 각 계열사를 총동원하는 모습이다.

특히 눈에 띄는 곳은 LG이노텍과 LG화학이다. LG이노텍은 현재 유리기판 전 생산 과정을 내재화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LG화학은 유리기판 생산 과정 중 도금에 필요한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TGV로 구멍이 뚫린 유리기판 모습. 빨간색 동그라미는 유리기판 구멍 내 생긴 크랙(금)이다. [출처=진운용 기자]
TGV로 구멍이 뚫린 유리기판 모습. 빨간색 동그라미는 유리기판 구멍 내 생긴 크랙(금)이다. [출처=진운용 기자]

유리기판은 △TGV 형성 △도금 △회로 형성 등의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다. 먼저 얇은 유리 원장에 칩과 칩을 수직으로 연결해 줄 전기 통로, 즉 TGV 라는 미세한 구멍을 뚫는다. 그 다음 이 통로와 기판 표면에 전기가 흐를 수 있도록 금속을 입히는 도금 과정을 거치고, 포토 공정과 식각 공정을 통해 기판 표면의 구리를 정밀하게 깎아내 미세 회로를 형성한다.

LG화학은 중우엠텍으로부터 TGV된 유리기판을 사와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이달 고객사에 샘플을 보낼 예정인 만큼 기술력이 상당 수준 올라온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현재 여러 LG 계열사가 유리기판 사업에 뛰어들면서 기업 간 사업 영역 조정이 이뤄지고 있어, LG이노텍과 LG화학의 사업 영역에 변동이 생길 수 있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아마 올해말까지 LG 계열사 간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올해 사업 조정이 끝나면 내년부터 LG 그룹은 유리기판 사업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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