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사옥 전경. [출처=넥슨]
넥슨 사옥 전경. [출처=넥슨]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넥슨 지주사 NXC 지분의 매각이 네 번째 시도에도 불발되면서 향후 원매자가 나타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4조여원이 넘는 막대한 매각 규모와 거액을 들여도 NXC의 경영권을 장악할 수 없다는 점에서 매각이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 8일 마감된 정부 보유 NXC 지분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은 복수의 입찰자가 참여하지 않아 유찰됐다. 

매각 대상은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NXC 지분 85만1968주(지분율 30.6%)다. 이 지분은 넥슨 창업자인 고(故) 김정주 회장의 유족들이 상속세로 물납한 것이다. 

NXC 지분 매각이 유찰된 것은 이번이 벌써 네 번째다. 앞서 기재부는 지난 2023년 12월 두 번이나 NXC 지분 매각 입찰을 진행했지만 모두 유찰됐다. 이후 IBK투자증권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입찰을 부쳤지만 지난 8월 25일 마감된 예비입찰도 유찰됐고, 이번 재공고도 경쟁입찰이 성립되지 않으면서 유찰됐다.

게임업계에서는 정부의 NXC 지분 매각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NXC 지분 30.6%의 가치가 4조~4조7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돼,  지득 취득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일본에 상장돼 있는 NXC의 제일 큰 게임 사업회사 넥슨의 시가총액이 약 26조1813억원인데, 사업이 없는 지주회사의 지분 3분의 1 가량이 4조원이 넘는 것이다.

문제는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 정부 보유 NXC 지분을 매수해도 NXC의 경영권을 획득할 수 없다는 점이다. NXC의 최대주주는 고(故) 김 회장의 부인인 유정현 이사회 의장으로 33.35%를 갖고 있다. 다음으로 장녀 김정민·차녀 김정윤씨가 각각 17.16%씩 보유하고 있다. 이들 총수 일가 지분만 67.67%에 달한다. 여기에 계열사인 와이즈키키 지분 1.69%까지 더하면 유 의장과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69.36%다. 

즉, 기재부 지분을 다 사들여도 NXC의 2대주주에 그쳐 경영권이나 실질적인 지배력을 행사하는 것은 어려운 셈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정부가 지분을 쪼개 팔거나 가격을 낮춰주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그러나 지분을 쪼개 팔면 매각대금이 낮아져 원매자의 자금 부담은 줄어들 수 있겠지만, 그만큼 지분율이 줄어들어 지배력이 더 낮아진다는 문제가 있다. 정부 지분을 다 사들여도 2대주주에 그치는데 조각 매각으로 지분을 사들이면 주주로서의 지위는 한층 더 내려갈 수밖에 없다. 

한편으로는 NXC가 자사주 매입형태로 정부 지분을 사들이는 방법도 제기된다. NXC는 2024년 말 기준 6조7174억원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자금력은 충분하다. 

냉각된 게임업계 투자 상황도 정부의 NXC 지분 매각을 녹록치 않게 만들고 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산업 성장이 정체되면서 개발사에 대한 투자 등 투자 전반이 위축되고 있고, 투자를 하려고 해도 마땅한 회사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NXC 지분 매각과 관련해 기재부는 "신속하게 매각을 재추진할 계획이나 구체적인 매각 추진 방법 등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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