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78766_695731_253.jpeg)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오는 16~17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고 금리 인하 사이클을 재가동할 것으로 보인다. 시장은 0.25%p 인하를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일부에서는 '빅컷(0.5%p 인하)' 까지 거론하고 있지만 물가 등을 감안하면 가능성은 적다. 특히 연준히 점도표를 통해 제시할 금리 인하 속도에도 관심이 쏠린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다가오는 FOMC에서 정책금리(현 4.25~4.50%) 조정과 함께 수정 경제전망과 점도표를 공개한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25bp 인하 가능성을 90% 이상 반영하고 있고, 50bp '빅컷' 가능성은 10% 남짓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기자회견에서 "빅컷이 있을 것"이라며 연준을 향해 금리 인하 압박을 노골적으로 이어갔다. 소셜미디어에서는 파월 의장을 향해 '너무 늦는 사람(Too Late)'이라는 비판적 표현을 다시 꺼내들며 "더 크고 빠른 인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리사 쿡 연준 이사 해임 언급, 파월 의장 해임 가능성까지 거론하며 정치적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연준이 이번 FOMC에서 금리 인하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는 배경에는 경기 둔화 신호가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8월 비농업 고용은 2만2000명 증가에 그쳐 시장 예상치(7만5000명)를 크게 밑돌았다. 실업률은 4.3%로 202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26만 건을 넘어서며 노동시장의 체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
다만 물가 불확실성이 여전한 만큼 연준은 빅컷에는 신중론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발표된 소비자물가지수(CPI)와 생산자물가지수(PPI)가 혼조세를 보였고, 관세 정책이 물가에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어 ‘빅컷’은 시기상조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너무 빠른 인하는 인플레이션 억제 노력을 무산시킬 수 있다”며 타이밍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8월 CPI는 전월 대비 0.4% 올라 예상치(0.3%)를 소폭 웃돌았고, 근원 CPI도 0.3% 상승했다. 관세 정책으로 수입물가가 오르면 향후 물가 경로는 더 불투명해진다.
점도표 예의주시…올해 세 번 금리 인하 단행할까
시장은 연준이 경제 전망요약(SEP)에서 제시할 '점도표'(dot plot)에 주목하고 있다. 위원들의 금리 전망을 의미하는 점도표가 올해 세 번의 금리 인하 기대를 충족시키는지가 관건이다. FOMC 이후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기자회견에서 어떤 메시지를 던질지도 관심사다. 그가 인플레이션 보다 고용지표 냉각을 부각할 경우 추가 금리 인하게 무게가 실린다.
연준이 금리를 내리면 한·미 금리차는 현 2.0%p에서 1.75%p 줄어든다. 단기적으로는 원화 강세 압력이 커지고, 외국인 자금 유입 유인이 확대될 수 있다. 환율 하락은 물가 안정에 긍정적일 수 있고 국내 증시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내 증권가는 9월 인하가 현실화되면 외국인 순매수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당장 내달 23일 열리는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연준의 금리 인하를 감안해 기준금리를 내릴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연준의 금리 인하로 정책 여력이 넓어지더라도 한은은 가계부채와 물가 변수 사이에서 고심이 깊다. 최근 연이어 발표한 정부의 고강도 가계부채 관리 대책이 시차를 두고 반영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인하로 시장을 자극할 수 있어서다.
지난 6월 발표된 6·27 대책에도 불구하고 수도권 고가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상승세가 재점화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은 단기적으로 미국 인하를 반기겠지만, 수출 둔화와 부동산 불안이 얽히며 낙관하기 어렵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연준이 이번 FOMC 금리를 내리면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다"면서도 "집값과 물가라는 국내 리스크가 발목을 잡고 있어 인하 속도를 내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