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생성 이미지 [출처=오픈AI]](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79244_696328_2056.png)
113만 명의 장기 연체자 채무를 탕감하기 위한 '장기 연체채권 채무조정 프로그램' 배드뱅크가 조만간 출범한다.
전 금융권이 협약식에 참여하는 것으로 결정되면서 형식적 구색은 갖추게 됐다. 다만 채권 매입가율과 업권별 분담금 배분을 둘러싼 이해 충돌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내달 1일 서울에서 은행연합회, 생명·손해보험협회, 여신금융협회, 저축은행중앙회, 대부협회 등 금융 협회와 연체채권 매입 협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이억원 금융위원장과 조용병 은행연합회장을 비롯한 협회 회장단이 참석해 전 업권이 배드뱅크 출범에 뜻을 모았음을 공식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협약식에선 매입가율이나 분담 비율을 확정하는 자리가 아니라 사업 참여 의지를 확인하는 수준이다.
가장 주목되는 대목은 대부업계의 합류다. 한국대부금융협회는 당초 정부가 제시한 낮은 매입가율을 수용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금융당국은 제도권 금융사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며 대부업계를 설득했고 최근 협약에 참여하기로 입장을 선회했다. 이로써 배드뱅크는 전 업권이 참여하는 구조를 갖추게 됐다.
배드뱅크가 출범해도 해결해야 하는 숙제는 산적하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표면적으로 전 금융업권이 협약 체결에 동참한다는데 뜻을 모았지만 실제 채권매입까지 이뤄질지는 미지수"라며 "협회가 사인한다고 해서 각 개별사들이 참여한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이번 협약 체결이후 채권매입은 몇차례에 거쳐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엔 정부 재원이 들어간 4000억원으로 우선 진행하고, 2차 매입부터는 금융권에서 납부한 금액으로 매입이 이뤄질 전망이다.
특히 향후 배드뱅크의 성패는 매입가율 협상에 달려 있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당국은 0.92~13.46%, 평균 약 5% 수준을 제시했지만 대부업계는 통상 액면가의 20~30% 수준에서 채권을 매입해왔다.
단순 계산하면 액면가 100만원짜리 채권을 29만9000원에 사들인 대부업체가 이를 5만원에 넘겨야 하는 셈으로 손실이 불가피하다.
정부가 대부업계의 손실 등을 감안해 일정 수준을 조정할 경우 타 금융권의 반발이 커질 가능성도 있다. 매입가율을 높일 경우 필요 재원도 증가하기 때문이다.
정부는 7년 이상 연체된 5000만원 이하 무담보 채권을 평균 5% 가격으로 매입하는 조건으로 총 8000억원이 필요하다고 추산했다.
이 중 4000억원은 추경에서, 나머지 4000억원은 금융권 출연금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그러나 매입가율이 상향 조정되면 은행권 등 주요 업권의 부담이 커지게 된다.
업권별 출연금 분담 비율과 관련한 논의도 남아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아직 금융권이 부담해야할 4000억원 분담금에 대해서도 어떻게 내야하는지 정해지지 않았다"며 "이해관계가 다양하다 보니 넘어야할 산도 많다"고 평가했다.
이어 "매입가율과 출연금 분담이라는 핵심 과제를 풀어내야 제도가 정상 가동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