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출처= EBN]
서울 여의도 증권가 전경. [출처= EBN]

국민들의 안정적인 노후자금 조성을 위해 금융투자협회가 주도적으로 추진한 디딤펀드가 출시 1주년을 맞았다.

주식·채권 등 분산투자 등을 통해 투자위험을 관리하는 연금특화 자산배분펀드답게 안정적인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성공적으로 출발했다는 평가다.

다만 같은 자산배분펀드인 타겟데이트펀드(TDF)가 국내 대표 연금투자펀드로 자리를 잡은 상황에서 자금 유입이 제한적인 점은 중장기적으로 해소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작년 9월 25일 노후준비의 디딤돌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목적으로 밸런스드펀드(BF) 유형의 자산배분펀드 브랜드 ‘디딤펀드’를 출시했다.

연금 수익률은 물가상승률에 못 미치는데 연금 투자 상품은 굉장히 다양해 국민들에게 연금상품 비교·선택을 돕기 위해 업계 공동으로 ‘디딤펀드’를 선보이게 됐다. 25개 자산운용사가 단 하나의 대표상품만 출시해 현재 가입할 수 있는 디딤펀드는 25개뿐이다.

디딤펀드는 주식편입한도 50%, 투자부적격채권 편입한도 30%로 제산해 투자위험을 낮춰 퇴직연금 적립금 전액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이다.

25개 디딤펀드 상품의 출시 후 성과는 기대 이상이다. 펀드가이드·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작년 9월 25일부터 올해 9월 23일까지 디딤펀드 평균 수익률 1위는 대신디딤올라운드자산배분펀드(18.85%)다. 2위는 신영디딤자산배분펀드로 18.78%로 집계됐다. 3위는 18.34%를 기록한 한국투자디딤CPI+펀드로 확인됐다. 1~3위가 상장 이후 평균 수익률이 18%대로 나란히 견조한 성과를 거뒀다.

또 상위 10위에 이름을 올린 미래에셋디딤올웨더TRF펀드도 평균수익률이 12.51%로 수익률 격차가 6%p 가량으로 상품간 수익률 격차가 크지 않았다.

안정적인 수익률을 거뒀으나 TDF와 비교하면 수익률과 자금 유입 측면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현재 TDF 수익률 1위는 한국투자장기자산배분펀드로, 평균 수익률이 27.45%에 달한다. 디딤펀드 수익률 1위와 차이는 약 9%p까지 벌어졌다. TDF 수익률 2위와 3위도 각각 23.73%, 19.50%로 디딤펀드 수익률 1~3위보다 높은 성과를 보였다.

목표시점에 따라 주식비중을 디딤펀드보다 더 많이 가져갈 수 있어 국내외 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는 TDF의 수익률이 디딤펀드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TDF와 디딤펀드의 수익률 상위 10개 상품을 보면 TDF의 경우 1위와 10위의 수익률 차이가 15%p 가까이 벌어졌으나, 디딤펀드의 경우 6%p로 격차가 적게 나타났다. 수익률이 낮더라도 상품간 수익률 차이가 크지 않아 안정적인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투자자에게는 디딤펀드가 보다 적합할 수 있다는 평가다.

[출처= 금융투자협회]
[출처= 금융투자협회]

디딤펀드에 대한 낮은 자금 유입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국내 TDF 시장은 2022년 말 기준 10.3조원대에서 3년간 20.8조원대로 약 100% 확대됐다. 반면 디딤펀드의 설정액은 295억원으로 시작해 지난 19일 기준 2254억원으로 약 1년간 1459억원 유입에 그치고 있다.

디딤펀드는 25개 상품에 불과하지만 TDF는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수 있기 때문에 단순히 규모 비교를 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지만, 개별 펀드의 유입 규모를 봐도 TDF와 차이가 크다.

디딤펀드 상품 중 삼성디딤밀당다람쥐글로벌EMP펀드가 205억원 설정액이 증가해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자금 유입을 기록했다. 해당 펀드의 출시 이후 평균 수익률을 15% 가량이다. 이와 비슷한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펀드(빈티지·클래스 전체 평균 16%)의 연초 이수 연금 클래스 합산 유입액은 2000억원을 훌쩍 넘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상품 가입의 접근성 차이 때문으로도 해석된다. TDF의 경우 은행, 증권사 등 금융사 온·오프라인 창구에서 쉽게 가입할 수 있으나, 디딤펀드의 경우 대부분이 증권사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디딤펀드는 아직 은행을 통해 가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안정적인 수익률을 추구하는 디딤펀드의 성격을 고려하면 은행을 주로 이용하는 고객들이 확보돼야 활발한 자금 유입도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디딤펀드 수익률이 좋다보니 은행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은행에서도 향후 가입이 가능할 수 있도록 계속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디딤펀드는 단기 성과로 판단하기 어렵고 중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보이면서 시장에 자리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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