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후 8시 20분께 대전 유성구 화암동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리튬배터리 화재가 발생,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출처=연합]
26일 오후 8시 20분께 대전 유성구 화암동 국가정보자원관리원에서 리튬배터리 화재가 발생, 소방당국이 진화작업을 벌이고 있다. [출처=연합]

국가정보자원관리원 전산실 화재로 정부 전산시스템이 사실상 마비됐다. 사고 배경에는 데이터 클라우드 환경의 이중화 미비가 자리한 것으로 지적된다.

3년 전 카카오 먹통 사태 당시 판교 데이터센터 운영 관리 도구가 이중화되지 않아 대규모 장애가 발생했던 문제가 이번 행정부 버전으로 반복됐다는 분석이다.

2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전산실은 국정자원이 자체 운영하는 프라이빗 클라우드 'G-클라우드 존'이다.

해당 구역은 서버 DR(재난복구)과 클라우드 DR 두 가지가 모두 필요한 환경이지만, 국정자원은 서버 DR만 갖춘 상태였다.

대규모 클라우드 운영체계는 동일 기능을 수행하는 '쌍둥이' 클라우드를 지역별로 분리해 운영해야 한다. 이번 사고는 클라우드 DR 미비로 정부 시스템 전체가 사실상 속수무책 상태로 빠진 것으로 분석된다.

카카오는 3년 전 먹통 사태 이후 데이터센터 3곳을 연동한 삼중화 이상 재난복구 체계로 고도화 계획을 발표했지만 정부는 진행 속도가 늦었다. 국정자원 대전 본원은 공주 센터와 클라우드 이중화 계획이 있었으나, 예산 문제 등으로 진척이 더뎠다.

여기에 2005년 설립된 대전 본원은 건축 연한 20년 이상으로 노후화 문제까지 겹친 것으로 알려진다.

국정자원은 올해 초 클라우드 재난복구 구축 세부 방안을 마련하고 5년 내 순차적 이전 계획을 수립했다. 내년부터는 상세 컨설팅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다만 민간 클라우드 이전 타당성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화재 사고는 계획 중이던 재난복구 구축과 민간 클라우드 순차 이전 과정에서 발생했으며, 우리나라 정부 데이터의 핵심인 만큼 열악한 환경이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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