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부산항 부두 전경. [출처=연합뉴스]
수출입 화물이 쌓여 있는 부산항 부두 전경. [출처=연합뉴스]

한국 수출이 미국발 고율 관세의 충격 속에서도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반도체가 기록을 갈아치우며 선봉에 섰고, 관세 직격탄을 맞은 자동차는 유럽·CIS 등 대체 시장에서 활로를 찾으며 수출 쌍끌이를 이끌었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2.7% 증가한 659억5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2022년 3월 이후 3년 6개월 만의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일평균 수출액 역시 27억5000만 달러로 역대 9월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핵심은 반도체다. AI 서버 확산에 따른 HBM·DDR5 등 고부가 메모리 수요가 폭발하며 수출액은 166억1000만 달러를 기록,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자동차도 친환경차와 내연기관차 수출이 모두 늘며 64억 달러를 달성, 9월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관세 압박에도 시장 다변화 전략이 빛을 발했다. 대미 자동차 수출은 25% 고율 관세 여파로 2.3% 줄었지만 EU 수출이 54% 급증했고, CIS 수출은 무려 77.5% 치솟았다.

결국 미국 시장에서 빠진 물량을 유럽과 신흥시장이 메우며 전체 수출 확대를 견인한 셈이다.

철강(-4.2%)·석유화학(-2.8%)·컴퓨터(-13.2%) 등 일부 품목은 부진했으나 일반기계(10.3%), 선박(21.9%), 바이오헬스(35.8%) 등 주력 품목은 일제히 반등했다. 지역별로는 미국(-1.4%)을 제외한 중국(0.5%), 아세안(17.8%), EU(19.3%), 중남미(34.0%) 등에서 모두 수출이 증가했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 관세 조치로 불리한 여건이었음에도 우리 기업들이 신속히 수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한 성과”라며 “다만 관세 협상 등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만큼 기민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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