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대한상공회의소]](https://cdn.ebn.co.kr/news/photo/202509/1680724_698046_1419.jpg)
한국 소비재 수출의 지형이 10년 만에 급변했다. 전통 효자 품목인 TV와 패션용품이 상위권에서 후퇴한 반면, 전기차·화장품·식품 등 K-콘텐츠와 결합한 신흥 소비재가 수출 주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한국무역통계진흥원에 의뢰해 분석한 '최근 소비재 수출 동향'에서 10년 전 상위권에 없던 △전기차(46위→2위) △식품(11위→6위) △화장품류(16위→7위) △중고차(17위→9위) 등 4개 품목이 Top 10에 새롭게 진입했다고 30일 밝혔다.
특히 전기차 수출은 2014년 1.4억 달러에서 2024년 101억 달러로 약 70배 성장했다. 화장품류는 6억→32억 달러(약 5배), 식품 11억→33억 달러(약 3배), 중고차 6억→29억 달러(약 5배)로 늘어나면서 새로운 수출 효자품목으로 자리 잡았다. 화장품류에는 마스크팩, 탈취제, 목욕용품 등이 포함된다.
반면 과거 수출 효자였던 디젤차(2위→11위), TV(7위→77위), 기타 비내구소비재(8위→13위), 의류부속품(9위→20위)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대한상의는 "자동차는 여전히 1위 품목이지만, 글로벌 탈탄소 정책과 친환경 차량 수요 확대로 전기차 수요가 급증했다"며 "가격 경쟁력과 고품질 이미지 덕분에 중고차, 화장품, 식품 수요도 크게 늘었다"고 설명했다.
지난 10년간 소비재 수출의 주요 시장은 미국 중심으로 확대됐다. 미국은 387억 달러로 전체 수출의 39.1%를 차지하며 1위를 유지했고, 10년 전 대비 비중은 12.6%p 상승했다. 중국은 여전히 2위지만 비중은 6.7%로 1.6%p 하락했고, 일본은 0.7%p 감소했다.
반면 캐나다(3.4→5.4%), 네덜란드(0.5→1.3%), 카자흐스탄(0.6→1.7%), 키르기스스탄(0.1→1.5%) 등 신흥국 시장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소비재 수출 Top 5 국가의 주요 품목 분석 결과, 북미 지역(미국·캐나다)은 전체 소비재 수출의 45%를 차지하며 자동차, 가전 등 내구소비재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반면 중국과 일본 등 아시아 국가는 식품, 담배 등 직접소비재와 화장품, 의류 등 비내구소비재 비중이 높았다.
전체 소비재 수출은 최근 10년간 연평균 2.6% 성장하며 전체 수출 성장률 1.8%를 상회했다. 자본재·원자재 대비 경기변동에 덜 민감해 안정적 수출 축으로 작용하고 있다.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는 "소비재는 경기 사이클 영향이 적고 K-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해외 진출 기반이 안정화됐다"며 "성장 잠재력이 높은 전략 품목을 집중 육성하면 안정적 수출 확대가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이희원 대한상의 유통물류진흥원장은 "올해 상반기 소비재 수출은 미국 외 지역에서 선전했지만, 하반기는 미국 관세 부과와 소비 둔화 우려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며 "중앙아시아·동남아 등 신흥시장 진출과 K-브랜드·콘텐츠 연계 전략으로 국가별 맞춤형 수출 다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