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대한상공회의소]
[출처=대한상공회의소]

경제 성장의 핵심 동력으로 떠오른 AI가 서비스업과 제조업에서 상반된 성과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디지털 전환의 본격화로 서비스업은 AI 효과가 빠르게 나타났지만, 제조업은 초기 투자 부담과 성과 지연으로 상대적 부진을 보인 것이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는 1일 'AI의 확산과 산업·기업의 성과' 보고서를 통해 2016년 1월부터 2024년 12월까지의 뉴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축한 AI지수를 활용해 산업생산지수와의 관계를 분석, 이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국내 코로나19 발생 시점인 2020년 1월 전후로 나눠 산업별로 비교한 결과, 제조업 생산과 AI지수 간 상관계수는 2016~2019년 0.79에서 2020~2024년 0.54로 낮아진 반면, 서비스업 생산의 상관계수는 각각 0.88, 0.93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 재무성과 분석에서도 차이가 뚜렷했다. 외부감사 대상기업 3만2240곳을 AI 관련 기업과 비AI 기업으로 나눠 살펴본 결과, 제조업에서 AI 관련 기업의 매출 증가율은 0.9%, 순이익은 -2.3%로 비AI 기업(매출 1.8%, 순이익 4.6%)보다 낮았다. 반면 서비스업에서는 AI 기업이 매출 5.0%, 순이익 18.9%로 비AI 기업(3.1%, 3.5%)을 크게 앞섰다.

재무 안정성에서도 제조업의 부담이 부각됐다. 제조업 AI 기업의 부채비율은 99.1%로, 비AI 기업(52.9%)의 두 배에 달했다. 

SGI는 "제조업은 기계·공정 설비 등 인프라 투자와 자본조달이 불가피해 성과가 지연되는 반면, 서비스업은 인건비와 마케팅 절감 등에서 도입 효과가 빠르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민경희 연구위원은 "제조업 AI는 매출 증가보다 불량률 감소 등 간접 성과가 중심일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제조 AI 경쟁력 강화를 위해 △생산·설비·공급망 데이터 플랫폼 구축 △초대형 컴퓨팅 인프라 패키지 지원 △민관 협력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특히 ‘국민성장펀드’와 같은 공공·민간 결합 자금조달 체계, 정책금융기관의 위험 분담, 연기금 등 장기 자금 활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체계의 필요성도 지적했다. AI 데이터센터와 연산 인프라는 전력 집약적으로 지속가능한 에너지의 공급이 필수적이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에서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을 단계적으로 높이고, 탄소 저감 효과가 큰 시간대에 워크로드를 집중 배치하는 등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소비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박양수 대한상의 SGI 원장은 "제조 AI 성과가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것은 잠재력이 크다는 의미"라며 "주요국보다 빠르게 역량을 집중해 제조 AI 전환의 주도권을 확보해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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