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1111_698492_200.jpg)
홈플러스가 추석 연휴 이후인 10월 중순부터 공개경쟁입찰을 진행한다. 최대주주 MBK파트너스가 기업회생 인가 전 인수합병(M&A)을 추진했으나 유력한 원매자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매각 방식을 변경한 것이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과 매각 주관사 삼일PwC(삼일회계법인)는 추석 직후 홈플러스 매각 공고를 낼 예정이다.
당초 매각 측은 인수 후보를 미리 확정한 뒤 공개입찰을 여는 '스토킹호스' 방식을 검토했으나,주요 후보들의 불참으로 계획을 접고 일반 경쟁입찰로 선회했다.
앞서 MBK파트너스는 올해 3월 홈플러스의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한 이후 6월 법원으로부터 인가 전 M&A 허용 결정을 받아 매각 작업에 착수했다. 그러나 쿠팡, 농협, CJ, 이마트, 다이소 등 유력 인수 후보들이 내부 검토 끝에 참여를 포기하면서 매각 일정이 지연됐다.
쿠팡은 사업 전략과 맞지 않는다며 불참을 공식화했고 농협은 하나로마트와의 상권 중복과 정책적 시너지 부족을 이유로 난색을 표했다. CJ와 다이소 역시 내부 검토 끝에 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매각 측은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다고 판단해 공개경쟁입찰 방식을 택했다.
홈플러스의 재무 구조는 매각의 가장 큰 걸림돌이다. 홈플러스의 총차입금은 약 5조5000억원으로 이 중 점포 임차료 성격의 리스부채가 3조4000억원, 금융권 차입이 약 2조원 수준이다.
법원에 제출된 삼일PwC의 평가에 따르면 홈플러스의 청산가치는 3조6816억원으로 계속기업가치(2조5059억원)보다 약 1조2000억원 높다. 이는 기업을 계속 운영하는 것보다 청산했을 때 자산 회수가 더 유리하다는 의미로 원매자들의 인수 의욕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유 자산의 상당 부분이 부동산에 집중된 점도 청산 유인을 강화한다. 홈플러스의 유형자산 장부가액은 약 4조8000억원이며 이 중 토지 가치만 3조원으로 평가된다. 인수자가 영업 정상화를 통한 수익 창출보다 청산을 통한 자산 회수 가능성에 주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MBK파트너스는 대주주 책임론을 의식해 총 5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약속했다. 이 중 2000억원은 MBK의 운영수익에서 충당할 추가 증여분이며 나머지 3000억원은 연대보증과 이자 대납, 무상 소각, 김병주 회장의 개인 출연 등이 포함된다.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은 지난달 김병기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의 면담에서 "현재 유력 협상자와 협상 중이며, 오는 11월 10일까지 매각을 완료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업계는 청산가치가 높은 구조적 한계와 유통 업황 악화 등을 이유로 매각 성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홈플러스는 오는 11월 10일까지 회생계획안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 추석 이후 진행되는 공개경쟁입찰에서 인수자가 등장하지 않을 경우 법원은 분할매각 또는 청산 절차를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유력 후보들이 빠져나가면서 불확실성이 커졌지만, 공개입찰이 진행되면 예상치 못한 원매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며 "매각이 지연될수록 납품업체, 노조, 국민연금 등 이해관계자의 피해가 현실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10~11월이 홈플러스의 향후 운명을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