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16일 미국 뉴욕시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작업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2025년 10월 16일 미국 뉴욕시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트레이더들이 작업하고 있다. [출처=연합뉴스]

미국 뉴욕증시가 지역은행의 부실 대출 우려와 신용시장 불안 확산에 하락 마감했다. 투자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으며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강화되고 있다.

CNN에 따르면 17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01포인트(0.65%)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63% 떨어졌고, 나스닥 종합지수는 0.47% 내렸다.

이날 시장 불안은 지역은행의 부실 대출 공시가 촉발했다.

자이언스 뱅코프(Zions Bancorp)는 3분기 중 부실 대출로 약 5000만 달러의 손실을 기록할 것이라고 밝히며 주가가 13% 급락했다. 웨스턴 얼라이언스 뱅코프(Western Alliance Bancorp) 역시 사기 혐의와 관련된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히며 10.8% 하락했다.

인터랙티브 브로커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호세 토레스(José Torres)는 "담보가 부족한 대규모 문제 대출에 노출된 금융기관이 여러 곳 있을 수 있다는 점이 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 같은 공시는 지난 9월 자동차 대출업체 퍼스트 브랜즈(First Brands)와 트라이컬러 홀딩스(Tricolor Holdings)의 파산 이후 이어지고 있다.

제퍼리스(Jefferies)는 퍼스트 브랜즈에 대한 대출 노출로 주가가 10.6% 급락하며 4월 이후 최악의 하루를 기록했다. 제퍼리스 주가는 이달 들어서만 25% 하락한 상태다.

써드 세븐 캐피털(Third Seven Capital)의 마이클 블록(Michael Block) 전략가는 "제퍼리스가 금융시장의 '카나리아'가 아니냐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며 "작은 신호처럼 보일 수 있지만, 연기가 나면 불이 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월가의 공포지수(VIX)는 22.6% 상승해 5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CNN의 ‘공포와 탐욕지수(Fear & Greed Index)’는 4월 이후 처음으로 '극도의 공포(Extreme Fear)' 구간에 진입했다.

S&P500 편입 기업의 약 80%가 하락 마감했으며, 나스닥 지역은행지수(KBW Regional Banking Index)는 6.3% 떨어졌다.

안전자산 선호로 금과 은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금 선물은 3.1% 급등해 트로이온스당 4300달러를 돌파했고, 은 선물도 3.8% 상승했다.

채권시장에서도 매수세가 몰리며 금리가 급락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4% 아래로 떨어져 4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고, 2년물 금리는 3.42%까지 하락해 2022년 이후 최저 수준을 나타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건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신용시장의 불안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며 "경기둔화가 현실화될 경우 신용 부실이 더 커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JP모건은 트라이컬러 홀딩스에 약 1억7천만 달러의 대출 노출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이먼은 "자산 가격이 과도하게 높고 신용 스프레드는 너무 낮다"며 "현재 시장은 모든 게 괜찮다고 보지만, 나는 그렇게 확신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이번 조정이 단기적일 가능성도 있지만, 신용시장 불안이 실제 부실로 이어질 경우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은행의 대출 건전성 문제가 다시 불거지면, 투자자들은 ‘리스크 회피’ 기조를 강화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중소형 금융주와 고평가 기술주가 단기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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