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공산당이 20일부터 23일까지 베이징에서 제 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를 연다. 사진은 지난 2019년 10월 개최된 19기 4중전회. [출처=연합뉴스]](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2662_700240_5038.jpg)
중국공산당 제20기 중앙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4중전회)가 20일부터 23일까지 베이징에서 열린다.
이번 회의는 내년부터 시행될 '제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을 심의하고, 향후 5년간의 경제·사회 발전 전략을 확정하는 자리로 미중 무역갈등이 다시 고조되는 가운데 세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4중전회는 중국 공산당 중앙위원회 임기 5년 동안 총 7차례 열리는 전체회의 중 네 번째 회의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비롯한 370여 명의 중앙위원이 참석한다.
통상적으로 정치 노선 점검과 인사 정비를 담당하지만, 지난해 3중전회가 9개월가량 늦어지면서 이번 회의에서는 당 체제 점검과 함께 차기 5개년 계획 논의가 동시에 진행된다.
중국은 현재 내수 부진과 부동산 경기 침체, 고용 둔화 등 내부적 리스크에 더해, 미국과의 관세전쟁과 첨단 기술 통제 등 외부 압박에도 직면해 있다. 세계은행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4.8%로 전망했으며 이는 정부 목표치(약 5%)에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시진핑 주석은 경제 회복을 위한 정책적 청사진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회의에서 가장 주목받는 의제는 제15차 5개년 계획이다. 중국 지도부는 이미 지난 7월 중앙정치국 회의에서 “발전환경이 심각하고 복잡한 변화에 직면해 있으며, 불확실성과 도전이 공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따라 중국은 AI(인공지능), 반도체, 로봇 등 첨단 기술을 중심으로 한 ‘신품질 생산력’ 강화에 나설 전망이다.
리러청 공업정보화부 장관은 "선진 제조업을 근간으로 한 현대화 산업 시스템 건설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칭화대 둥위 부소장은 "AI 인프라 투자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UBS 수석이코노미스트 닝장은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 강화에 대응해 중국은 기술 자립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임금 인상, 사회보험 의무가입 확대 출산 장려금 지급 등 내수 진작과 복지 개선을 통한 ‘소비 중심 성장’으로의 전환에도 힘을 싣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는 당정군 지도부 인사 개편 가능성도 주목된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해 이후 부패 조사와 사망 등으로 중앙위원 최소 9명 교체가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중국 국방부는 최근 허웨이둥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을 포함한 9명을 당과 군에서 제명했으며 이는 "문화대혁명 이후 최대 규모의 숙청"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중앙군사위원 7명 중 절반 이상이 공석 상태로 이번 회의에서 후임 인사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다만 정치적 불안정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규모 조직 개편보다는 부분적 인사 조정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일각에서는 이번 회의를 통해 시진핑 주석의 후계 구도가 일부 드러날 가능성에 주목한다. 과거 후진타오 전 주석은 1999년 제15기 4중전회에서 시진핑 주석은 2010년 제17기 5중전회에서 각각 중앙군사위 부주석에 오르며 권력 승계를 준비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회의에서 후계자 지명과 같은 명확한 정치적 신호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4중전회는 철저히 비공개로 진행되며, 참석자들은 회의 기간 외부와의 접촉이 제한된다. 회의 종료일인 23일에 간략한 형태의 공식 보고서가 발표될 예정이며 구체적인 경제·사회 정책은 내년 3월 열리는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서 공식 확정될 전망이다.
이번 회의는 시진핑 체제 3기 중반부를 관통하는 핵심 분기점으로, 중국이 기술 자립과 내수 확대를 중심으로 한 '중국식 현대화' 노선을 어떻게 구체화할지가 향후 5년 중국 경제의 향방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