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현장.[출처=EBN AI팀]
공사현장.[출처=EBN AI팀]

원자재 가격 급등과 공사비 부담으로 실적 부진을 겪던 건설업계가 올 3분기에는 다소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업계 체감경기가 여전히 냉랭한 만큼, 이번 반등세가 내년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2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주요 상장 건설사인 △현대건설 △대우건설 △DL이앤씨 △GS건설 △HDC현대산업개발 등 5곳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일제히 개선될 것으로 전망됐다.

■ HDC현대산업개발, '외주 개선·자체사업 본격화'로 반등 선도

5개사 중 HDC현대산업개발의 성장률이 가장 두드러진다. 지난해 3분기 475억원에 그쳤던 영업이익은 올해 992억원으로 108.8% 급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주부문에서 발생한 일회성 요인이 실적 개선의 주요 동력으로 작용했다.

전문가는 HDC현대산업개발의 성장세가 올해를 넘어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점쳤다. 세부적으로 자체 주택사업 부문에서는 '서울원 아이파크'의 매출 인식이 본격화되며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

외주 주택사업부문은 파주 메디컬시티와 천안 아이파크 시티의 착공·분양이 예정대로 진행되면서 외형 성장이 지속될 전망이다. 특히 고원가 현장의 준공과 수익성이 높은 파주 메디컬시티의 매출 반영이 맞물리면, 전사 수익성 개선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건축부문은 복정역세권 개발, 청라의료복합, 잠실 MICE 단지 등 대형 프로젝트 착공이 예정돼 있어, 외형 확대와 수익성 개선의 '투트랙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신대현 키움증권 애널리스트는 "HDC현산의 중장기 외형 성장성은 여전히 건재하다"며 "2026년 기준 ROE(자기자본이익률) 10.4%, PER(주가수익비율) 3.7배, PBR(주가순자산비율) 0.37배 수준으로, 현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고 진단했다.

주요 상장사 올해 3분기 실적표 재구성.[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프앤가이드]
주요 상장사 올해 3분기 실적표 재구성.[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프앤가이드]

■ 대우건설·현대건설·DL이앤씨·GS건설도 '두 자릿수 성장' 기대

HDC현산에 이어 대우건설(69.2%), 현대건설(60.7%), DL이앤씨(43.9%), GS건설(24.3%) 역시 모두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우건설은 중동 정세 악화로 일부 제약을 받았지만, 국내외 주요 현장이 안정적으로 진행되며 실적을 방어했다. 최근에는 체코 원전 시공사로 선정되며 원자력 발전 분야의 경쟁력을 입증하고, 신재생에너지·수소사업 등 신성장 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대우건설의 올해 영업이익률은 전년 2.45%에서 2.64%p 상승한 5.09%로 전망됐다.

이 밖에 현대건설(+1.08%p), DL이앤씨(+2.09%p), GS건설(+0.73%p) 역시 영업이익률이 일제히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 체감경기 여전히 '냉랭'…CBSI 기준선 한참 밑돌아

다만 문제는 업계 체감온도가 여전히 낮다는 점이다. 실적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으나, 현장의 공사 여건과 자금 흐름은 여전히 경색돼 있어 향후 업황이 뚜렷한 회복세로 이어질지는 불투명하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건산연)에 따르면, 9월 건설기업경기실사지수(CBSI)는 전월 대비 5.1p 오른 73.3을 기록했다. CBSI는 건설사들의 경기 인식을 수치화한 지표로, 100 이상이면 낙관적, 100 미만이면 비관적임을 의미한다.

세부 지표를 보면 △신규수주지수(71.3·+7.7p) △수주잔고지수(74.3·+6.6p) △자금조달지수(74.3·+2.8p) △자재수급지수(91.2·+2.7p)가 전월 대비 상승하며 전반적인 개선 흐름을 보였다.

10월 전망지수는 76.9로 9월보다 3.6p 높아졌지만, 여전히 기준선(100)에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건산연은 "9월 CBSI가 70선을 회복했지만, 지수가 장기간 70 안팎에서 정체되며 경기 침체 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며 "종합전망지수 역시 100을 밑돌고 있어, 건설경기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여전히 우세하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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