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골드바로 쏠린 가운데, 접근성과 편의성을 무기로 내세운 편의점 금 자판기와 한시 판매 제품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출처=오픈AI]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골드바로 쏠린 가운데, 접근성과 편의성을 무기로 내세운 편의점 금 자판기와 한시 판매 제품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출처=오픈AI]

국제 금값이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골드바로 쏠린 가운데, 접근성과 편의성을 무기로 내세운 편의점 금 자판기와 한시 판매 제품들이 예상을 뛰어넘는 실적을 올리고 있다. 안전자산으로서 금의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고정가로 판매되는 편의점 금 상품이 새로운 투자 창구로 부상한 것이다.

2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12월 인도분 금 선물은 트로이온스당 4163.40달러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일주일 새 온스당 4300달러를 넘기기도 했다. 연초 대비 상승률만 50%에 달한다.

증권가는 미·중 무역갈등 재점화, 주요국 재정 불안, 각국 중앙은행의 금 수요 증가 등을 주요 배경으로 분석했다. 채권 시장에 대한 신뢰가 흔들리는 가운데 금이 대표적 안전자산으로 부각되며 수요가 몰린 것이다.

국내 시장도 영향을 받았다. KRX 금 현물 1g 가격은 한때 7% 이상 급락했다가 다시 반등하는 등 변동성이 심화되는 양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장기적 상승 전망은 여전히 우세한 상황이며 주요 투자은행들은 금값이 트로이온스당 4800달러, 나아가 5000달러까지 오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 같은 흐름 속 GS25, CU, 세븐일레븐, 이마트24 등 주요 편의점들은 금 상품 판매 실적이 급증 효과를 체감하며 뜻밖의 호황을 누리고 있다. 먼저 GS25는 2022년부터 도입한 금 자판기를 통해 올해 9월까지 누적 4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던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편의점 금 자판기는 실물 골드바(1·2·3·5·10돈)를 취급하고 있으며, 시세에 따라 가격이 자동 조정된다. 이용 고객의 70% 이상은 비대면 거래에 익숙하고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30~40대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자판기와 별도로 판매된 순금 상품 매출의 경우에도 24억원에 달하며 이미 지난해 연간 실적(18억원)을 훌쩍 넘었다.

다른 편의점 브랜드들은 재고 부담과 도난 우려로 인해 명절이나 기념일을 중심으로 한시적 판매에 집중하고 있다. CU는 올해 추석을 맞아 모바일로 24K 금 상품 3종을 출시했으며, 출시 일주일 만에 전량 품절됐다.

세븐일레븐 역시 추석 한정 골드바 4종을 판매해 전년 대비 40% 증가한 매출을 올렸다. 이마트24는 같은 기간 1억5000만원 상당의 금 제품을 판매했다. 올해 설 연휴 대비 40%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기념일이나 명절용 편의점 금 상품의 경우 ‘고정가’가 인기 요인 중 하나로 나타났다. 보통 명절용 상품은 제작 당시 가격이 정해져 있어 금 시세가 오를수록 투자 매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금값 상승기에 고정가 제품은 소비자 입장에서 유리한 선택”이라며 “올해 추석 판매 실적이 이를 입증한다”고 전했다.

편의점 업계는 내년 설을 겨냥한 금 상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GS리테일은 골드바 외에도 주얼리 업체와 협업해 차별화된 액세서리 상품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과열을 경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국내 금 시세가 국제 시세보다 높게 형성되는 ‘금 프리미엄’ 현상, 단기간 가격 급락 가능성 등 리스크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거래소도 최근 두 차례에 걸쳐 투자자 경고문을 발표한 바 있다.

업계 전문가는 “금이 안전자산인 것은 맞지만 가격이 급등한 지금은 분산 투자와 장기 전략을 고려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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