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해민 한미약품 상무가 ‘AI가 이끄는 신약개발 혁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는 모습이다. [출처=임서아 기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3194_700863_5128.jpg)
“인공지능(AI)가 단순히 실험을 돕는 수준을 넘어 신약개발의 속도와 정확도를 동시에 높이는 핵심 도구로 자리 잡고 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22일 오후 서울 강서구 코엑스마곡 컨벤션센터 르웨스트홀에서 창립 80주년을 기념한 공동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전해민 한미약품 상무는 ‘AI가 이끄는 신약개발 혁신’을 주제로 발표하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신약개발 실증 사례를 소개했다.
전 상무는 한미약품이 개발 중인 신약 후보 ‘HM17321’ 를 소개하며 “현재 비만 치료제의 가장 큰 한계는 체중은 줄지만 근육이 함께 빠진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실제, 대표적인 비만약 세마글루타이드(GLP-1 유사체)를 사용할 경우 줄어든 체중의 약 40%가 근육에서 빠지고 약을 중단하면 체중의 3분의 2가 다시 지방 형태로 돌아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약품은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근육은 유지·증가시키고 지방은 줄이는 새로운 접근법을 택했다. 이를 위해 단백질 수용체를 선택적으로 자극하는 신물질 HM17321을 개발 중이며, 단백질 구조 설계와 후보물질 도출 과정에 AI 기술을 적극 도입했다.
한미약품은 HM17321 개발에 AI를 활용했다. 우선 분자 설계 단계에서 AI가 단백질 구조를 예측하고 후보 물질을 가상 설계하도록 했다. 이 과정에서 사람이 수개월 걸리던 검증 과정을 자동화하면서 후보물질 확정까지 걸린 시간을 3분의 1로 단축했다.
기전 분석 단계에서는 단백질 분석 기술을 이용해 약물이 실제로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확인했다. 그 결과 HM17321이 근육 내 단백질 생성을 촉진하고 근육 구조 안정화와 에너지 대사 효율 개선을 유도한다는 것을 확인했다.
머신러닝(기계학습) 을 이용해 전임상(동물실험) 데이터를 바탕으로 인간에게서 나타날 가능성도 예측했다. AI 분석 결과 HM17321은 사람에서도 지방은 줄이고 근육량과 근기능을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약품은 HM17321의 상용화 목표 시점을 2031년으로 설정하고 전사적 역량을 집중해 임상 개발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계획이다. 전 상무는 “기존 신약개발보다 절반 이상 빠른 속도”라며 “AI가 신약 설계, 기전 검증, 임상 전이(Translatability)까지 전 과정의 효율성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다만 전 상무는 “AI가 모든 걸 대신해주는 도구는 아니다”라며 “명확한 문제를 정의하고 그 질문에 맞춘 전용 AI 툴을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은 앞으로도 AI를 활용해 시험 설계, 바이오마커 탐색, 임상 데이터 분석 등 신약개발 전 단계를 고도화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