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국산 비만치료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출처=오픈AI]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가운데 국산 비만치료제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출처=오픈AI]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의 ‘위고비(Wegovy)’와 미국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Mounjaro)’ 성공으로 글로벌 비만치료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국내 제약사들도 잇따라 개발 경쟁에 뛰어들며 국산 신약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은 빠르게 성장하는 비만치료제 시장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연구·개발(R&D) 투자를 강화하는 모습이다. 특히 한미약품과 HK이노엔 등 주요 제약사가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 계열 신약 개발에 집중하면서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한미약품은 현재 국산 비만치료제 후보물질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의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이 약물은 한국인 체형과 생활습관에 최적화된 비만 치료 효과를 목표로 개발되고 있으며, 지난해 1월 임상 3상 첫 환자 등록을 완료했다. 임상 종료 예상 시점은 2026년 상반기, 상용화는 빠르면 2027년으로 전망된다.

한미약품은 이미 당뇨병 치료제 ‘GLP-1 계열’ 연구에서 다수의 경험을 축적해 글로벌 경쟁력 확보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증권가에서도 기대감이 크다. 하나증권은 한미약품의 비만치료제 상업화 가능성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42만원으로 상향 조정했다.

HK이노엔 역시 GLP-1 계열 비만치료제 개발을 추진 중이며, 복합제 형태의 혁신 신약을 연구하고 있다. 종근당, 대웅제약, 동아에스티 등도 차세대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거나 해외 기술 제휴를 검토 중이다.

이처럼 국내 제약사들이 앞다퉈 비만치료제 개발에 나서는 이유는 시장 성장 잠재력 때문이다. 글로벌 의약품시장조사기관 아이큐비아(IQVIA)에 따르면, 전 세계 비만치료제 시장 규모는 2023년 약 50조원에서 2030년에는 150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국내에서도 ‘위고비’와 ‘마운자로’의 처방이 늘며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선두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지만, 국내 제약사들은 효능, 부작용, 약가 경쟁력에서 차별화된 전략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할 가능성이 크다”며 “국산 신약의 등장으로 비만치료제 시장의 지형이 변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비만치료제 수요가 급증하면서 일부 업체들이 실제 의약품을 연상시키는 명칭으로 소비자를 현혹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선민 조국혁신당 의원실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마운프로’, ‘위비고’ 등 실제 비만치료제와 유사한 이름을 사용해 일반 음료를 마치 의약품처럼 속여 판매한 업체가 적발됐다.

이 같은 불법 행위는 체중 감량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심리를 악용한 것으로, 비만치료제 접근이 어려운 사람들을 대상으로 허위·과장 광고를 내세워 판매가 이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식약처는 “최근 위고비,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모방 제품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반드시 의사의 처방을 통해 정품 의약품만을 사용할 것”을 당부했다.

저작권자 © 이비엔(EBN)뉴스센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