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DS부문장)이 지난 3월 19일 수원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된 제56기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주주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출처=삼성전자]](https://cdn.ebn.co.kr/news/photo/202510/1684124_701896_244.jpg)
삼성전자가 창립 56주년 기념식에서 '초격차' 확대를 핵심으로 내세우며 인공지능(AI) 혁신과 기술 경쟁력 회복을 강조할 전망이다.
주력 사업인 반도체 분야에서 D램 1위 자리를 내주며 위기를 겪었지만,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 이슈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의 대형 수주로 반등한 만큼 임직원에게 '1등 DNA' 결집을 다시 주문할 것으로 관측된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31일 수원 디지털시티에서 전영현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장 겸 부회장 등 주요 경영진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기념식을 열고 사업 방향과 조직 비전을 공유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1969년 1월 13일 '삼성전자공업㈜'으로 출발했지만, 1988년 11월 삼성반도체통신을 합병한 이후 창립기념일을 11월 1일로 바꿨다. 2012년 7월 출범한 삼성디스플레이도 삼성전자 창립일을 따르고 있다. 삼성전기의 경우 1973년 3월 출범했지만, 초도 출하일인 11월 1일을 창립기념일로 삼았다.
회사는 매년 창립기념식에서 경영 환경 변화에 맞춰 전 임직원과 사업 전략과 조직 방향을 공유해 왔다.
지난해 기념식에서는 'AI 대중화'를 핵심 주제로 제시하며, 경영진·임직원 모두가 다가올 미래에 철저히 대비하자는 메시지를 강조했다.
당시 전 부회장은 고(故) 한종희 부회장과의 공동 명의 창립기념사를 통해 "변화 없이는 아무런 혁신도, 성장도 만들 수 없다"며 "세상에 없는 기술,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해 미래 차별화 경쟁력의 원천으로 만들어 나가자"고 전한 바 있다.
그러면서 "미래 10년을 주도할 패러다임은 AI"라며 "AI는 버블과 불확실성의 시기를 지나 지금은 상상할 수 없는 변화가 일상화되는 AI 대중화 시대로 나아갈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올해 기념사에선 전 부회장이 혁신과 신기술 개발을 강하게 주문하고, 미중 갈등 속 급변하는 산업 지형에 대한 민첩한 대응을 강조할 것으로 재계는 내다 보고 있다. AI 반도체 시대 속 철저한 미래 대비와 기술 경쟁력 강화로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메시지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는 최근 삼성전자가 잇따른 대형 수주와 다양한 성과를 내고 있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삼성전자는 한때 반도체 수익성 악화와 HBM 시장 경쟁력 약화로 고전을 면치 못했지만, 반전을 이뤄내고 있다. 테슬라로부터 약 23조원 규모의 파운드리 계약을 따냈으며, 애플 아이폰용 이미지 센서 공급과 오픈AI의 초거대 AI 인프라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다. 엔비디아에는 HBM3E(5세대) 공급이 임박했고 차세대 HBM4 공급도 가시권에 들어온 상황이다. 얼마전 열린 '반도체 대전(SEDEX 2025)'에선 HBM4 실물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한편 갤럭시 S26과 Z7 시리즈 폴더블 모델의 성공에 이어, 갤럭시XR을 공개하며 모바일 사업 선봉장 역할을 하고 있는 노태문 MX사업부장(사장)은 내년 신제품 개발과 출시를 통해 새로운 통상 질서 변화에 적극 대응할 것을 임직원들에게 주문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노 사장은 다음 달 예정된 인사에서 DX부문장 겸 대표이사로 승진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반도체와 AI, 모바일 등 핵심 사업에서 연이어 성과를 내고 있어 기념식을 통한 전략 공유와 임직원 결집에 대한 의미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초격차 전략과 기술 혁신 주문은 현실적 성과와 맞물리며, 앞으로의 시장 주도권 확보에 있어 원동력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