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 [출처=연합]](https://cdn.ebn.co.kr/news/photo/202511/1684867_702704_1727.jpeg)
국민연금이 사상 처음으로 전체 자산의 절반 이상을 주식에 투자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국민연금공단의 기금운용 현황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총적립금은 1269조1355억원으로 이 중 주식(국내·해외) 투자액은 635조5734억 원으로 전체의 50.1%를 차지했다. 국민연금 역사상 주식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10년 전과 비교하면 자산 구조의 변화가 뚜렷하다. 2015년 말에는 채권이 56.6%로 과반을 차지했지만, 주식은 32.2%에 그쳤다. 현재 채권 비중은 33.0%로 낮아지고 주식이 그 자리를 대체하면서, 국민연금 운용 체질이 ‘안정형’에서 ‘수익형’으로 완전히 바뀌었다.
이 같은 변화의 핵심 배경은 수익률 제고다. 저출산·고령화로 연금 수급자는 급증하는 반면 보험료 납부자는 감소하면서, 기금 고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운용 수익률이 1%포인트만 높아져도 고갈 시점을 수년 이상 늦출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국민연금은 일정 수준의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조정했다.
주목할 점은 투자 중심축이 국내가 아닌 해외시장으로 옮겨가고 있다는 것이다. 전체 주식 비중 50.1% 가운데 국내 주식은 14.9%(189조원)에 불과한 반면, 해외 주식은 35.2%(446조원)로 두 배 이상 많다.
이는 해외 분산투자를 통한 위험 관리, 국내 증시 내 과도한 영향력 완화라는 두 가지 목적을 동시에 달성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국민연금은 그간 국내 증시에서 ‘초대형 기관투자가’로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국민연금의 매매 동향에 따라 시장이 출렁일 정도였다. 해외 투자 확대는 이러한 구조적 왜곡을 줄이는 동시에 글로벌 시장에서 새로운 수익 기회를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평가된다.
업계는 국민연금의 이번 행국민연금보가 단순한 투자 포트폴리오 조정이 아닌, 연금재정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체질 개선으로 보고 있다. 1200조원이 넘는 ‘연금 고래’의 투자 방향이 세계 금융시장에도 적지 않은 파급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