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생성이미지. [출처=오픈AI]
챗GPT 생성이미지. [출처=오픈AI]

수십 년간 내수 중심으로 조용히 제약업계를 지탱해온 ‘백전노장(百戰老將)’ 중견 제약사들이 최근 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설립된 지 40년 이상 된 전통 제약사들이 잇따라 기업공개(IPO)에 나서며 활발한 상장 행보를 보이고 있어서다. 

특히 지난달 상장한 명인제약과 삼익제약이 시장의 예상보다 더 큰 흥행에 성공하면서 그동안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온 중견 제약사들의 저력이 재조명되고 있다. 이들의 성공을 계기로 전통 제약사들의 재평가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1일 코스피에 입성한 명인제약은 공모가 5만8000원에서 출발한 주가가 거래 개시 직후 두 배를 넘어서면서 110% 급등, 12만19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에 시가총액은 무려 1조7790억원에 달했고 코스피 의료용 물질·의약품 제조업종 6위로 단숨에 올라섰다.

1985년 설립된 명인제약은 이가탄F·메이킨Q 등 일반의약품뿐 아니라 조현병·우울증·파킨슨병 치료제 등 200여종 CNS(중추신경계) 전문의약품을 보유한 국내 대표 CNS 전문 제약회사다.  

CNS 치료제 분야에서 높은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으며 탄탄한 영업망과 안정적인 매출 구조로 ‘내실형 제약사’라는 평판을 받아왔다. 현재(11월 3일 오전 10시 기준) 주가는 다소 조정을 받아 7만5500원 수준이지만, 시가총액 1조1008억 원을 유지하고 있다. 

명인제약에 이어 코스닥 시장에서도 삼익제약이 화려한 신고식을 치렀다. 공모가 6770원으로 거래를 시작한 삼익제약 주가는 첫날 상한가를 기록한 뒤 이후 나흘 연속 상한가를 달성하며 2만1300원까지 치솟았다.

현재 시가총액은 1537억원으로 코스닥 중소형 제약사 중에서도 돋보이는 성과를 기록 중이다. 삼익제약은 일반의약품과 전문의약품을 아우르며 꾸준한 연구개발(R&D)을 지속해온 회사로 이번 IPO를 통해 생산설비 확충과 신약 개발 역량 강화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명인제약과 삼익제약의 성공이 자극제가 되면서 다른 중견 제약사들도 잇따라 IPO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1962년 설립된 아남제약을 2011년 인수해 출범한 마더스제약은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마더스제약은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으며 기술특례가 아닌 일반 상장을 추진 중인 점이 특징이다. 현재는 상장예비심사 청구 전 단계다. 

55년간 우황청심원과 공진단으로 성장한 전통 강자 익수제약도 상장 주관사 선정 및 예비심사 준비에 들어갔다. 익수제약은 3년 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한방과 현대의학을 융합한 제품 경쟁력을 무기로 새로운 성장 동력을 모색하고 있다.

중견 제약사들의 상장 행보는 단순한 ‘자금 조달’ 목적을 넘어선다. 수십 년간 내수 시장을 중심으로 안정적인 매출을 이어왔던 이들 기업은 최근 성장 한계에 직면하면서 해외 시장 진출과 신규 파이프라인 확보를 위한 전략적 전환에 나서고 있다.

중견 제약사들이 상장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연구개발과 인수합병,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에 나서면 제약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안정적이지만 성장이 정체됐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중견 제약사들이 최근 내수 중심 제약사의 한계를 극복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있다”며 “연구개발(R&D) 강화와 기술 도입 등을 통해 제약산업의 새로운 동력을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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