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를 기록하며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출처=연합]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를 기록하며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출처=연합]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4%를 기록하며 1년 3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긴 추석 연휴와 잦은 비, 환율 상승 등이 맞물리며 물가 전반에 상승 압력을 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7.42(2020년=100)로, 전년 동월 대비 2.4% 상승했다. 이는 지난해 7월(2.6%)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8월 1.7%로 둔화한 뒤 9월 2.1%, 10월 2.4%로 석 달 연속 오름세를 이어갔다.

물가 상승의 주요 요인으로는 추석 연휴 기간 늘어난 여행 관련 지출이 꼽혔다. 해외단체여행비, 승용차 임차료, 콘도 이용료 등 외식 제외 개인서비스 가격이 3.6% 올라 전체 물가를 0.72%포인트 끌어올렸다. 특히 콘도 이용료는 26.4%, 승용차 임차료 14.5%, 해외단체여행비 12.2% 등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보였다.

농축수산물 가격도 전년보다 3.1% 상승해 전체 물가 상승률에 0.25%포인트 기여했다. 축산물은 5.3%, 수산물은 5.9% 올랐으며 돼지고기(6.1%)와 고등어(11.0%)가 두드러졌다. 농산물은 한 달 만에 상승세로 돌아서며 1.1% 올랐다. 잦은 비로 출하가 늦어진 쌀(21.3%)과 찹쌀(45.5%), 사과(21.6%)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지만, 채소류는 출하량 증가와 전년 기저효과로 14.1% 하락해 전체 상승폭을 일부 상쇄했다.

석유류는 4.8% 올라 지난 2월(6.3%) 이후 8개월 만에 가장 큰 폭의 상승을 보였다. 이는 작년 10월 국제유가 하락에 따른 기저효과와 최근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가공식품은 3.5% 올랐으나 9월(4.2%)보다 상승 폭이 다소 줄었다. 추석 명절 할인행사와 부침가루·식용유 등 명절 식료품 가격 하락이 영향을 미쳤다.

외식 물가는 3.0% 올라 전달(3.4%)보다 상승세가 완화됐다. 일부 햄버거·피자 등 프랜차이즈의 할인 행사도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생활물가지수는 2.5% 상승했고, 어류·조개류·채소·과실 등으로 구성된 신선식품지수는 0.8% 하락했다.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는 2.5% 상승했으며, OECD 기준 근원물가(식료품·에너지 제외)는 2.2%로 지난해 7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두원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이번 물가 상승은 민생소비 쿠폰의 영향으로 보기 어렵다”며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가 지속적으로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인다면 관련성을 따져볼 수 있겠지만, 현재로서는 긴 연휴에 따른 여행 수요 증가의 영향이 더 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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