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인터내셔널 송도 사옥. [출처=포스코인터내셔널]
포스코인터내셔널 송도 사옥. [출처=포스코인터내셔널]

국내 종합상사업계가 글로벌 경기 둔화, 원자재 가격 하락 및 관세 정책 등 어려운 영업 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재무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다변화된 사업 포트폴리오와 강화된 이익창출력이 실적을 뒷받침한다는 분석이다.

6일 상사업계에 따르면 포스코인터내셔널, LX인터내셔널, 대림, 현대코퍼레이션, GS글로벌의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은 각각 6151억원, 1719억원, 628억원, 715억원, 35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34%, -28.46%, +13.97%, +10.68%, -6.53%씩 상승하거나 하락했다.  

한국신용평가는 “글로벌 교역환경과 국제 정세 변화에 민감한 종합상사가 지난 2년간 지정학적 리스크 확대와 대외 여건 저하에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온 것은 다소 이례적”이라며 이러한 성과의 배경으로 안정적인 트레이딩 부문 이익창출력과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를 지목했다.

■비결은 안정적인 트레이딩·다각화된 사업

제한적인 글로벌 물동량 회복과 원자재·자원 가격 하락 등 비우호적인 사업환경에도 트레이딩 부문은 안정적인 수익성을 보여줬다. 달러화 기반의 수수료가 고환율의 수혜를 입은 가운데, 계열사 물량을 토대로 마진율을 방어했다. 또한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국면에서 종합상사의 대체 공급망 제공자 역할이 부각됐다.

비(非)트레이딩 부문 역시 2022년 하반기 이후 원자재·자원 가격 및 운임 하락에 따른 해외자원개발과 물류 사업의 외형 감소에도 포스코인터내셔널, LX인터내셔널, 대림, 현대코퍼레이션, GS글로벌 합산 기준 7%대 영업이익률을 유지하며 사업 안정성을 지탱했다.

연도별 종합상사의 합산 실적 추이. [출처=한국신용평가]
연도별 종합상사의 합산 실적 추이. [출처=한국신용평가]

다만 영위하는 사업 업황에 따라 업체별로 실적 차별화가 나타났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 이익 확대와 포스코에너지 합병에 따른 액화천연가스(LNG) 발전·터미널 사업 편입으로 수익성이 강화되었다. 반면 LX인터내셔널과 대림은 각각 석탄 및 물류 시황 저하와 건설 경기 침체의 영향을 받아 수익성이 일부 저하됐다. 사업 다각화 수준이 낮은 GS글로벌은 향후 전력기자재 제조부문의 신규 수주 감소 등으로 인해 실적이 둔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위협인 동시에 기회

트럼프 2기 행정부 하에서 전 국가 대상 10% 기본관세 도입 등 '미국 우선주의'가 전면에 나서면서 글로벌 무역 질서의 통상 환경 변동성이 확대되는 점은 종합상사에게 위협 요인인 동시에 새로운 사업 기회로 평가된다.

우선 위협 요인은 관세 장벽과 지정학적 갈등 심화에 따른 글로벌 물동량 둔화 가속화로 트레이딩 부문의 실적 하방 압력이 커질 것이란 점이다. 동맹 여부와 무관한 자국 이익 우선 통상정책은 글로벌 무역 환경의 예측 가능성 저하도 리스크 중 하나다.

다만 기회도 동시에 존재한다. 한국신용평가는 “글로벌 공급망 단절 심화는 제조업체들의 공급망 탄력성 제고 필요성을 높이며, 종합상사가 보유한 글로벌 수출입 네트워크와 트레이딩 역량이 부각될 수 있다”며 특히 “미·중 갈등 심화에 따른 탈중국 공급망 재편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새로운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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